▲연간 2백만명이 방문하는 남이섬,그러나 닭갈비와 막국수 외에는 먹거리가 없다.[사진/정연수 기자]
경기도가 17일 김포, 포천, 양평, 연천을 '음식관광 명소'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각 시군이 지역 특산물과 스토리를 엮어 체험형 미식 콘텐츠를 선보이겠다는데, 여기에서 정작 '1천만 관광도시'를 외치던 가평군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가평군은 왜 이 중요한 흐름에서 소외되었을까? 대답은 명확하다. 콘텐츠 개발의 총체적 미흡, 그리고 닭갈비와 막국수라는 익숙한 틀에 갇혀 안주해 온 구태의연함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최근 조사에서 외국인 관광객의 80.3%가 '식도락'을 가장 즐기는 체험으로 꼽았다. 이는 음식 관광이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단순한 맛집 방문을 넘어, 지역의 역사와 문화, 자연을 음식에 녹여내고 이를 체험으로 확장하는 '오감 만족' 관광이 시대의 요구인 것이다.
김포는 금쌀, 막걸리, 수산물을 엮은 '힐링 미식투어'를, 포천은 이동갈비를 활용한 디저트와 '시간여행 워킹투어'를, 양평은 산채비빔밥 거리와 농촌 체험을, 연천은 '주먹도끼빵'이라는 독특한 아이디어와 미식 축제를 제안하며 각자의 정체성을 확고히 했다.
그런데 가평군은 무엇을 내놓았나? "춘천과 똑같은 닭갈비와 막국수에만 의존했기 때문"이라는 따끔한 지적은, 더 이상 변명의 여지가 없다.
가평은 수려한 자연경관과 다양한 레저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음식이라는 핵심적인 관광 자원에서는 스스로를 가두고 말았다.
아침고요수목원, 남이섬, 쁘띠프랑스 등 명소는 많지만, 이들을 아우르는 가평만의 독창적인 '미식 브랜드'는 부재다.
가평은 청정 지역에서 나는 다양한 농산물, 북한강을 낀 특색 있는 식문화 등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발굴하고 스토리텔링하여 관광 상품으로 개발하려는 노력은 현저히 부족했다.
'힐링 미식투어' 한 곳 없다는 것은, 관광객들에게 '가평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맛'을 제시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반증이다.
1천만 관광도시라는 거창한 목표는 구호만으로는 달성되지 않는다. 변화하는 관광 트렌드를 읽고, 끊임없이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며, 지역의 정체성을 담아내는 노력이 동반되어야 가능하다.
이번 음식관광 사업 제외는 가평군에 대한 냉정한 경고등이다. 지금이라도 안일함에서 벗어나, 지역의 숨겨진 맛과 이야기를 발굴하고, 체험과 결합한 혁신적인 음식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1천만 관광도시 가평'은 영원히 허언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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