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성 없는 22일간의 유세 전쟁이 2일 막을 내렸다. 포천·가평 지역의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당직자와 당원들은 “이재명, 김문수”를 연호하고, 한 표를 호소하며 쉼 없이 달렸다.
유세 현장에서 만난 그들의 얼굴은 뜨거운 햇볕에 검 붉게 그을렸고, 목소리는 모두 쉬어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지치지 않고 달렸다. 지지하는 후보는 서로 달랐지만 공통점은 "표류하는 대한민국 號를 바로 잡을 후보는 이재명, 김문수"라고 주장했다.
지난 22일간 수원산을 넘나들며 기자가 지켜본 유세 현장은 ‘쌍방의 흠집 내기와 후보 간의 지역 공약 전쟁’으로 요약된다.
▲2일, 22일 간의 유세 일정을 마친 더불어민주당 가평지역 당원.당직자들이 박윤국 위원장이 유권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NGN뉴스]
더불어민주당 포천·가평 선거대책위원회는 이재명 후보를 중심으로 '새로운 나라, 진짜 대한민국'을 강조하며 선거운동을 전개했다.
출근길·골목길 인사, 장터 유세 등 시민 접점에서 적극적으로 지지층 결집에 나섰고, 군사시설 피해 보상 등 지역 발전을 저해하는 중첩 규제 등 지역 현안을 공약에 반영해 지역 유권자들의 호응과 환심을 이끌었다.
더불어민주당은 포천·가평 당원 3,000여 명이 참여해 조직적으로 움직였으며, 포천 시민 1만 명 지지 선언"도 끌어냈다.
▲1일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박윤국 포천.가평 위원장(오른쪽)이 포천 송우리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 NGN 뉴스]
5월 25일은 5선 출신 정성호, 김태년, 윤호중 등 3명의 민주당 거물이 출격해 가평군 표심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6.1일은 김부겸 전 총리가 설악면 오일장을 방문해 이재명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 거물급 정치인들이 잇따라 가평군민의 표심을 공략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3일 뚜껑을 열어봐야 효과가 입증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당직자는 “보수의 텃밭인 가평에서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표심이 40%~43%는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했다.
▲2일, 22일 간의 유세 일정을 마친 국민의힘 가평지역 당원.당직자들이 유권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NGN뉴스]
보수의 텃밭임을 강조하며 포천·가평의 표심을 공략한 국민의힘은 가평·청평·설악면 오일장과 조종, 북면 지역을 순회하며 김문수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보수라는 지역 특성을 믿는 듯 상대 당에 비해 다소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이번 선거 운동에서 가평 지역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김문수 후보의 청평 방문이다.
▲30일 청평 유세에서 김문수 후보,김용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새미래민주당 전병헌대표가 '국민통합 공동 정부 운영과 제7공화국 개헌 추진 협약'을 했다.[사진/NGN 뉴스]
5월 30일, 김문수 후보와 김용태 비대위원장, 손학규, 전병헌 대표 등이 출격해 구 청평역 앞에서 집중 유세를 펼쳤다.
김문수 후보와 거물급 정치인들이 출동한 이날 청평 유세에서 “이재명 후보의 행정 실패와 부패 의혹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반면, 김문수 후보의 서민적 이미지와 청렴성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유세 현장은 “보수의 텃밭이라는 기대와 달리 유권자의 반응은 냉랭했다"라는 평가를 받는다.
▲5.30일 김문수 후보가 구 청평역 시계탑 광장에서 전병헌 대표의 지지 유세를 듣고 있다.[사진/NGN 뉴스]
이날 유세장에 온 인원은 경찰 추산 400여 명이다. 이들은 “김문수 대통령”을 연호했으나, 중앙당에서 동원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원과 가평군 지역 당직자와 당원을 제외하면 참석 인원의 절반인 200여 명 남짓했다.
좀처럼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보수의 특성을 고려해도 ‘빅 이벤트’가 될 거란 기대에는 실패했다.
이날 김문수 후보와 김용태, 손학규, 전병헌 대표 등은 “12.3 계엄에 대해 사죄한다”라며 큰절을 했다. 이를 지켜본 가평 지역 보수 유권자들의 반응은 ‘찬·반’ 양론으로 격화되기도 했다.
청평면민 50대 A 씨는 “사과는 당연히 해야 하는 데 늦은 감이 있다.”라고 했다.
반면, 60대 B 씨는 “계엄을 유도한 사람은 이재명과 민주당인데 국민의힘이 큰절까지 하며 사과해야 할 일이냐?”라며 실랑이를 했다.
B 씨는 또 “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국회에서 국무위원들에게 사과하라고 했을 때, 김문수 후보만 자리에 앉아 있었던 모습이 김문수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로 된 결정적 계기라 생각하는 데, 후보가 된 후 큰절까지 하면서 사과하는 걸 보니 혼란스럽고, 실망이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포천·가평 지역 당원과 당직자들은 유세 현장에서 ‘네거티브’와 ‘열띤 공약 경쟁’을 펼쳤다.
하지만 22일 간의 유세장 현장은 ‘심해도 너무 심하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산했다. 유권자의 표심을 현장으로 끌어내는 데는 양당 모두 실패했다.
설악면의 한 주민은 “민주당이든 국민의힘이든 유세하는 걸 보면 한결같이 고장 난 카세트테이프를 반복해 듣는 것 같았다.”라고 평가했다.
유세원들이 한결같이 미리 준비한 원고를 반복해 읽는 데만 급급했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이다. 하루에도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변화하는 후보와 정치적 이슈를 유권자에게 반영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이다.
포천시 신북면의 소상공인 K 씨는 “선거철만 되면 우리 가게 앞에 유세차를 세워 장사에 지장은 준다.”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뻔한 레퍼토리를 반복해서 듣다 보니 나도 외울 정도예요.”라고 했다.
이런 유세 현장에서의 유권자 반응이 투표에는 어떻게 나타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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