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 장관, 가평군 음악역1939서 "80% 넘게 반대하면 이렇게 할 이유가 없다"

▲지난 21일 유인촌 장관과 서태원 가평군수가 '캐나다 전투 기념비'에 헌화하고 손을 잡았다.[사진/가평군청]
국악계 반발에 문체부, 조직개편 설명하며 소통 나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국립국악원장 공모와 조직개편을 둘러싼 국악계의 반발에 대응해 국악인 전체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불거진 국악원 개혁을 둘러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유 장관은 21일 경기도 가평군 음악역1939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악인 전체 여론조사를 통해 국악 개혁 방향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80% 넘게 반대하면 이렇게 할 이유가 없다"며 국악계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문체부의 국악원 조직개편 계획은 기존의 기획운영단과 국악연구실 체계를 더욱 연구 중심으로 재구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유 장관은 "예술과 행정을 분리해 예술하기 편하게 해주려는 것"이라며 개편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국악계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특히 국악원장 공모 자격을 경력개방형에서 개방형으로 확대한 것에 대해 국악계는 문체부 고위 공무원 임명을 위한 조치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유 장관은 "공무원을 보내기 위해 바꿨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며 "누구든지 응모할 수 있게 바꾼 것"이라고 반박했다.
문체부 공연예술전통과 김진희 과장은 "국악계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은데 최근엔 정악, 정제, 민속악 분야가 커지고 있다"며 "이런 것들을 다 반영해서 경력개방형을 개방형으로 넓혀가는 취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립국악원 전·현직 예술감독들은 최근 성명서를 통해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직 고위공무원의 국립국악원장 임명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립국악원은 단순한 행정기관이 아니라, 1400여 년의 역사와 전통을 지닌 국악의 중심 기관"이라며 국악 전문성을 갖춘 인사의 원장 임명을 촉구했다.
현재 국악원장 임명은 인사혁신처의 공모를 통해 적격 대상을 선정한 후, 문체부 장관의 제청과 대통령의 결재를 거쳐 이루어진다. 그러나 현 정국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임명 절차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어 국악계의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국악계와 문체부 간의 소통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유 장관이 제안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국악원 개혁의 방향이 조정될 가능성도 있어, 향후 진행 상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악원 개혁, 소통의 부재가 빚은 갈등...-전통과 혁신 사이, 균형 잡힌 접근 필요
국립국악원을 둘러싼 최근의 논란은 우리 사회가 전통문화를 어떻게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제안한 국악원 조직개편안은 행정과 예술의 분리를 통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국악계와의 소통 부재로 인해 불필요한 갈등이 빚어졌다.
개혁은 필요하다. 14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국악이 현대 사회에서도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시대의 변화에 맞는 혁신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이 혁신의 과정에서 전통의 가치와 전문성이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 국악원장 자리를 둘러싼 논란은 이 두 가치의 충돌을 여실히 보여준다.
문체부의 개방형 공모 확대 결정은 다양한 시각과 경험을 국악 발전에 접목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국악의 고유성과 전문성을 경시하는 처사로 비춰질 수 있다. 국악계의 반발은 이러한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다.
유 장관이 제안한 국악인 전체 여론조사는 이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긍정적인 시도다. 그러나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진정한 소통은 단순히 의견을 묻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의견을 정책에 실질적으로 반영하는 데에서 완성된다.
국악원 개혁은 전통과 혁신 사이의 균형을 찾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되, 국악의 본질과 가치를 지키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악계와 정부 간의 지속적이고 깊이 있는 대화가 필요하다.
더불어 이번 사태는 우리 사회가 전통문화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한다. 국악은 단순히 보존의 대상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문화적 자산이다.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대중과 소통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결국 국악원 개혁의 성패는 소통에 달려 있다. 정부는 국악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국악계는 변화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국악이 과거의 유산이 아닌 현재와 미래의 문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길을 함께 모색해 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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