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군 발주한 공공시설 “평생학습관은 중지, 장애인 재활센터는 부도”
입찰 때 원청 ‘재무 상태’ 철저 검증.. 선급금 '먹튀‘방지 대책도..
▶장애인재활 센터 4년째 준공 못해...원청.하청도 부도
▶착공도 못한 원청사에 선급금 부터 지급
[NGN 뉴스=가평] 정연수 기자=경기 가평군(서태원)이 발주한 공공시설 신축 공사가 시공사의 “부도” 등으로 중단되거나 시작도 못 하는 것이 취재를 통해 확인됐다.
▲착공 4년이 넘도록 준공도 못하고 있는 장애인재활지원센터,주변은 방치된 자재와 잡초가 무성..[사진=정연수 기자]
가평군은 2021년 12월 읍내리에 장애인 재활(체육) 지원센터 공사를 발주했다. 총사업비는 28억 5천여만 원, 경기 수원시에 있는 ㈜S 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다.
애초 준공 예정일은 22년 5월 말이었으나 공사가 중단 됐다. 17개월이면 끝냈어야 할 공사를 36개월이 넘도록 준공도 못 했다. 시공사가 부도를 냈기 때문이다.
관급공사이기 때문에 믿고 하도급 공사를 한 지역 건설업체는 공사대금도 받지 못했다. 현장 근로자와 자재 납품 업체들도 인건비와 물품 대금을 못 받았다. 가평군은 다른 업체를 선정했으나 결과는 공사중단, 원청과 똑 같았다.
지난 4월26일 성대하게 착공식까지 한 ‘평생학습관’ 건립 공사는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한석봉 도서관 인근에 건립되는 평생학습관은 7천450㎡ 부지에 연 면적 4천657㎡ 규모의 지하 1층, 지상 4층이다.총사업비는 230억 원으로 2026년 준공 예정이다.
두 달 전 서태원 군수, 최정용 군 의장 및 도·군의원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착공식을 했다. 그러나 착공 두 달이 됐으나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다.
시공사인 SJ 건설 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공사가 중단됐다. 이유는 군청에 물어보라”라고만 했다. 군 A 팀장은 공사를 중단시킨 이유를 “감리자 선정이 예정보다 늦어져 착공을 못 했다."라고 했다.
그런데 군은 착공조차 못 한 원청 업체에 이미 14억 원을 선지급했다. “공사를 준비 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미리 준 것”이라는 게 관계 공무원의 설명이다.
17개월에 끝내야 할 공사를 4년이 넘도록 준공도 못 하고 있는 장애인 재활(체육) 지원센터도 선급금을 지급했으나,공사비와 인건비·자재비 등을 떼먹고 부도를 냈다. 피해는 고스란히 군민의 몫이됐다.
평생학습관도 예외라는 보장이 없다. 시작도 못 하고 삐걱거리는데 무려 14억 원을 선지급한 것에 대하여 지역 업계는 “안심할 수 없다”며 우려한다.
가평군이 발주하는 공사는 모두 종합건설 면허를 갖고 있는 타 시.도 업체가 입찰을 통해 수주한다. 이 중 90% 이상의 공사를 전문건설업면허(단종)를 갖고 있는 지역 업체에 하도급을 맡긴다.
공사를 수주한 원청은 사실 간판만 걸어주는 ‘얼굴마담’ 노릇만 하고, 실재 공사를 하청업체가 하는 구조다.
공사를 직접하는 하청업체 대부분은 관내 업체이기 때문에 재정 상태 등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원청은 타 시.도업체이기 때문에 해당 건설사의 재무 상태를 알 수가 없다. 입찰 때 제출하는 서류로만 평가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런 문제로 인하여 공사가 중단되는 사태가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어, 입찰 자격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