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GN 뉴스=가평] 정연수 기자=가평군 인사는 크게 정기·수시로 단행된다. 정기 인사는 대게 6월,12월에 수시는 상·후반기에 한다. 6일 가평군(서태원 군수)은 하반기 수시인사를 단행했다.
지난 7월 정기 인사 때 행정복지국장 자리를 비워 두고 인사를 단행, 말도 탈도 많았다.
그러자 의회와 지역 언론이 늑장 인사를 질타했다. 상식과 관행을 타파한 인사였기 때문이다.
가평군민처럼 공직자 인사에 예민하고 지나칠 정도로 관심을 보이는 지역 사회도 흔치 않을 것이다.
인사권자의 판단에 따라 유보한 것을, “왜 인사를 하지 않느냐?”는 등 질책할 일인가?
남의 말 하기 좋아하는 이들은 “누가 돈을 더 많이 베팅하는지 저울질하고 있다.”며 군수를 매관매직하는 파렴치범으로 매도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진다. 이같은 뒷 말은 인사철만 되면 꼬리표 처럼 따라 다닌다.
인사철만 되면 돈이 오간다는 말이 나온 것은 일방적 주장이긴 하지만 지난 2020년 2월 김성기 전 군수의 정치자금법위반 등 재판에서 처음 공개됐다.
가평 지역 사회가 공직자 인사에 지나칠 정도의 관심을 보이는 근거는 보도를 통해 확연하게 드러난다.
가평군민이면 꼭 알아야 할 보도엔 별로 관심이 없다. 반면 인사 관련 뉴스는 순식간에 조회수가 수직으로 상승한다. 동시에 관련 뉴스를 각 단체에 공유하며 퍼 나른다. 이런 독자의 생리를 모를 리 없는 지역 언론은 인사철만 되면 앞다퉈 승진 예상자를 보도하는 등 여론을 부추긴다.
3년 전 예타면제로 제2경춘국도 사업이 발표됐을 때의 일이다.
가평군을 완정 패싱하는 화도-춘천 간 제2경춘국도 건설이 발표됐으나, 극소수만 관심을 가졌을 뿐 대부분의 가평군민은 남의 일처럼 외면 했다. 가평군민은 2년이 돼서야 일회성 단발 집회를 했다. 제2경춘국도 노선 결정은 가평군의 미래가 달린 엄중함에도 불구하고 가평군민은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궐기대회 때 참여를 독려하려고 군이 6개 읍면에 버스까지 투입했으나, 북면 주민이 많이 참여했을 뿐, 청평,상.조종면민 참여는 저조했다. 그리고 설악면민을 태우러 갔던 버스는 텅 비어있었다.
반면 춘천시민과 강원도민,각종 매체는 춘천시 안대로 건설돼야 한다며 발빠르게 움직였다.
3시간 전 발표된 이번 인사를 종합해 기사를 작성하고 있는 이 순간에도 "누가 국장으로 승진했냐?, 아무개는 어디로 이동했냐?"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어떤 공직자가 승진하고 자리를 옮기 든 군민과 무슨 인과관계가 있길래 이처럼 지나칠 정도로 민감해하는 것일까?
개개인의 생업과 이해관계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업무상 공직자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자영업자, 관변단체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업무 관련성에 따라 자신들과 친분이 있는 국.과, 팀장이 관련 부서에 배치돼야 인, 허가를 보다 수월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관변단체는 보조금 등 이해 관계와 밀접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내 말을 잘 듣는 공직자가 관련 부서에 배치돼야 한다’는 논리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가평에서 잘 되는 사업은 현수막 가게라는 우스갯말도 있다. 군청 앞, 6개 읍·면, 46번 국도변에는 365일 이런 저런 이유의 현수막들이 도배를 한다.
게다가 인사철만 되면 읍·면장 이취임을 축하 하는 현수막도 가세한다. 도심에서는 한 번도 보지 못한 일이다.
이런 광경을 보면서 가평은 거꾸로 가는 것 같아 씁쓸하기 까지 했다.
공직자가 군민을 위해 봉사하고 감사해야 하는 데, 오히려 군민이 공직자들에게 읍소하고 있는 것으로 비쳤기 때문이다.
혹자는 읍, 면민을 위해 전임자에겐 감사의 뜻을, 신임엔 잘 해달라는 부탁의 의미도 없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읍·면장 이취임식은 물론 팀장급 퇴직자까지 지역민들이 앞장서 성대하게 축하 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은 과(過)해 보인다.
'군민이 있어야 공직자가 있는 것이지, 공직자가 있어서 군민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안정된 국가·사회.가정은 '피라미드' 구조가 돼야 한다. 삼각형 구조가 돼야 안정된다는 뜻이다.
![(1006)[재산관리과]남양주시, 공공시설 물품, 공유누리 통해 이용하세요!(사진).JPG](http://ngnnews.net/data/tmp/2310/20231006191331_utmlkgug.jpg)
그런데 가평 지역 사회는 역삼각형의 불안정 형태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직자와 금융권 종사자, 소수의 지역 유지들이 주축이 되어 '역삼각형' 구조를 이루고 있다. 반면 중심이 돼야 하는 군민은 하부를 근근이 지탱하고 있다.
하부 조직이 부실한 국가와 조직은 오래가지 못한다. 가정에서 자식이 군림하면 온전한 가정이 될 수 없다.
그런데 가평은 군민 위에 공직사회가 군림하고 있는 구조다. 소득격차에서 그 이유를 엿 볼 수 있다.
정확한 집계는 알 수 없으나, 가평군청 공직자 가운데 부부 커플이 적지 않다. 6급 이상의 부부 공직자의 연간 합산 소득은 최소 8천만 원에서, 많게는 억대 중반에 이른다.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이 2021년 발표한 연구 자료에 따르면 가평군민의 소득 격차는 무려 20배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또,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가평군이 가장 “가난하고, 늙고, 중증 환자”가 많다고 적시했다.
단순 비교기 때문에 단정할 수는 없지만 가평군민과 공직사회와의 소득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더 벌어지고 있다. 또한부부 공직자는 퇴직 후에도 합산 연금이 매월 500만 원을 상회한다. 게다가 적지 않은 공직자의 자녀들이 대물림까지 이어지고 있어 시간이 갈수록 소득 격차는 벌어질 수밖에 없는 게 가평 지역 사회의 구조다.
민의가 아닌 공직자가 군림하고 중심이 되는 사회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인사철만 되면 촉각을 곤두세우고 사전 정보를 빼 내기 위해 기웃거리는 가평군민의 이상한 관음증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사를 쓰기 전 서울의 지인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가 살고 있는 지역의 구청장이 누군지 물어보았으나, 5명 모두 모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구청장이 누구든 무슨 상관이 있나”는 말도 덧붙였다.
반면 가평군민의 상당수는 국.과장은 물론 면장.팀장 이름과 부서를 정확하게 열거했다. 불과 3시간 전에 발표한 관련자들 이름까지 꿰고 있었다. 그러면서 “걔가 돼서 다행이다. 장고 끝에 악수라더니 무슨 인사를….”하며 논평까지 했다.
가평에선 정말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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