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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군민 여러분 ‘지난 10년이 행복하셨나요?’

김성기 군수의 “가평 사랑 10년을 읽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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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수 기자 | 기사입력 : 2023.08.1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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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N 뉴스=가평=끝까지 판다] 정연수 기자=김성기 군수 퇴임을 앞둔 22년 6월, 두 권의 홍보 책이 발간되었다. 한 권은 사진으로 다른 한 권은 지난 10년간 김 군수의 업적(?)으로 채워졌다. 두 권의 책을 합치면 총 1천 페이지로 무게는 5.65킬로그램이나 된다.

 

가평군 기획감사담당관실과 홍보팀이 총괄 기획해 발간하였으며, 비용은 6천여만 원, 수의 계약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서태원 군수와 최정용 의장 등 전, 현직 군 의원들은 이런 홍보 책자가 발간된 것을 몰랐다.

 

마치 ‘측근들끼리 짬짜미로 기획하고 발간한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

 

또한 군민 주머니를 털어 누구를 위해 이 책을 발간 했는지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다.

 

700여 페이지에 이르는 “군민과 함께 쓴 가평 10년 변화의 기록”을 분석했다.

 

이 책은 한마디로 김성기 전임 군수의 지난 10년간 ‘나눠주고, 보여주고, 생색내기’로 요약된다. 김 군수는 이 책에서 “현장에 답이 있다”고 적시했다.

 

연임을 하려면 ‘나눠주고, 보여주고, 생색내기’를 일찌감치 깨달은 듯한 느낌마저 든다.

 

‘네 것도 내 것도 아닌 예산’ 선심성으로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해 만들었으니, 겉으로 보기엔 많은 일을 한 것처럼 느낄 수 있다.

 

예컨대 6개 읍, 면 곳곳에 운동장과 행정 복지 센터를 신축하였고, 관광 인프라 확충이라는 명분으로 각종 시설들을 설치했다.

 

그러나 투자 대비 지역 경제 활성화에 대한 성적표는 초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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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향해 꽃으로 피다" 중에서...]

 

대표적 사례로 음악역 1939를 빼놓을 수 없다. 공모 사업으로 100억 원을 받았다. 군민은 물론 지역 언론들도 앞다퉈 찬사를 보냈다. 이런 호응에 탄력을 받은 김 군수는 그곳에 무려 5배 가까운 500억 원의 군민 혈세를 쏟아부었다.

 

성대한 준공과 함께 문을 연 음악역 1939는 기대와 달리 1년도 채 안 돼, '부실 운영과 개인 호주머니를 채우는데 만 혈안이 되었고 본보의 취재로 된서리를 맞으며 위기를 맞았다. 그리고 3년이 지났으나 이렇다 할 성과나 수익은 없이 애물단지가 되어 군민 호주머니만 털고 있다.

 

고작 100여 명이 관람할 수 있는 공연장은 제구실을 못 하고, 첨단장비와 시설을 갖췄다고 자랑한 녹음실은 개점휴업 상태이고, 뮤지션들이 머물 수 있도록 한 숙박 시설은 텅 빈 상태로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한 지 오래다.

 

게다가 억대의 예산을 추가로 투입해 폐열차까지 전시했으나 이를 보기 위해 가평을 찾는 관광객은 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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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향해 꽃으로 피다" 중에서...]

 

상천 농촌 테마파크 사정도 마찬가지다. 이진용 군수 때 농림부로부터 30여억 원의 지원을 받아 첫 삽을 떴다. 그런데 김 군수는 이곳에 무려 150억 원을 더 쏟아부었다. 그러나 기왓장은 깨지고 한옥으로 지은 목조 건물은 10년째 흉물로 방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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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벨리도 흉가로 변해 있다. 자라섬에 있는 ‘수상스포츠 체험센터’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6년 지상 2층 건평 400여 평 규모의 건물은 8년째 제구실을 못 하고 방치되어 있다.

 

가평군은 이 건물을 개인에게 임대했으나, 송사에 휘말려 임대료만 떼이고 오히려 소송비용과 체납된 세금 등을 군민 돈으로 충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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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억여 원이 투입된 이 건물 외벽은 ‘부실시공’으로 곳곳이 깨져 있으며, 문이 굳게 닫혀있는 건물 1층엔 자전거 보관소처럼 10여 대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김성기 전임 군수가 지난 10년간 군민 혈세로 지은 시설물들이 흉물로 방치된 것은 곳곳에 있다. 혈세 낭비 규모는 족히 1천억 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김 군수는 가평군 6개 읍, 면 가운데 인구는 가장 적고 노령 인구가 많은 북면에 운동장을 새로 만들었다. 이를 본 군민 H 씨는 “노령인구가 가장 많은 북면 운동장에서 어르신들 유모차(?) 대회를 하려고 지은 것”이라며 비아냥거렸다.

 

청평면에는 운동장과 체육관을, 상면 체육공원에도 대규모 체육관 공사가 한창이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가평군은 경기도 31개 지자체 중 초고령 인구가 가장 많다. 특히 향후 30년 안에 인구 소멸이 전망될 정도로 인구 감소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우려를 낳고 있다.

 

그러나 김 군수는 이처럼 심각한 현실을 외면했다. 그리고 그는 지난 10년간, 면 소재지마다 운동장과 체육관을 줄기차게 지었다.

 

하지만 군민 세금으로 지어진 각종 시설은 시설관리공단에 관리 책임을 떠넘겨 공단을 만성적자의 늪에 빠트리는 악순환을 연출했다.

 

지난 10년간 반복된 ‘보여주고 나눠주는 선심성 행정’과 전형적인 ‘탁상행정, 전시행정’에 대한 비판과 지적은 하지 않고, 오히려 ‘내 지역에 이런 시설을 요구하며 군수에게 손을 내민 군민의 책임도 크다.’

 

단체장의 선심 행정으로 쌓인 빚은 결국 6만 3천여 군민과 후손의 몫이 된다.

 

그런데도 김성기 전 군수는 “군민과 함께 썼다”라고 한 책을 보면 ‘군민의 목소리는 없고 자신의 치적’과 자화자찬 일색이다. 중앙정치판에서 흔히 보는 ‘자서전 출판 기념회’를 보는 듯하다.

 

이 책을 본 군민 K 씨는, “자신을 이렇게 자랑하고 싶으면 개인 돈으로 할 것이지….”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6천여만 원을 투입해 만든 홍보 책 상당량이 “김성기 전 군수의 개인 사무실에 비치되어 있다”라고 한다.

 

김 군수 사무실을 방문했던 D 씨는 본보에 “사무실을 방문했는데 김 군수가 직접 책을 보여주며 자신의 업적을 자랑했으며, 여러 권의 책이 비치돼 있었다”라고 전했다.

 

“군민과 함께 쓴 가평 10년….”의 이름으로 포장해, 군민 세금 6천여만 원으로 개인 치적을 알리기 위해 만든 두 권의 책으로 인하여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그리고 전임 김 군수는 1천 페이지에 이르는 홍보용 책 사진에서 시종일관 웃고 있다. 지난 10년간 그는 가평군에서 가장 행복했던 사람처럼 느껴졌다.

 

김성기 전임 군수를 대신해 6만 3천여 군민께 이렇게 묻고 싶다.

 

‘군민 여러분 지난 10년이 행복하셨는지요?.’

 

탐사보도 ‘끝까지 판다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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