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연구원, 국민신문고 ‘국민제안’ 3,143건 AI 심층 분석… ‘설치’ 관련 키워드 77%로 압도적
- 대중교통 불편 해소 요구, 주차난보다 2.2배 높아… ‘안전’・‘교육’도 각각 30% 상회
- 단순 시설 확충 넘어 ‘안전한 관리’ 원해… AI 기반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제안

경기도민들이 우리 동네를 더 살기 좋게 만들기 위해 쏟아낸 수천 건의 아이디어들이 인공지능(AI)의 눈을 통해 구체적인 정책 지도로 재탄생했다.
경기연구원은 2022년 7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경기도 관련 ‘국민제안’ 3,143건을 AI 기술로 심층 분석한 보고서 ‘AI 시대, 도민의 목소리를 듣다: 국민신문고 국민제안 분석’을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도민들이 단순히 불편을 호소하는 것을 넘어, 직접 문제점을 짚고 해결 방법까지 제시한 ‘정책 아이디어’를 과학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연구원이 분석한 3,143건의 데이터 중 가장 눈에 띄는 숫자는 ‘77%’라는 수치다. 도민들이 제안서에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인 ‘설치’(2,413건)가 전체 제안 10건 중 약 8건꼴로 나타난 것이다.
이는 도민들이 매일 마주하는 일상생활에서 새로운 시설물이나 공공서비스가 신속하게 확충되기를 원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와 더불어 ‘주차장’ 관련 언급은 62%(1,950건), ‘버스’ 관련 언급은 41%(1,274건)를 차지하며 도민의 이동권과 직결된 인프라가 최대 화두임을 입증했다.
특히 대중교통에 대한 도민들의 갈증은 다른 분야보다 훨씬 뜨거웠다. 전체 20개 주요 주제 중 1위를 차지한 ‘버스정류장 기능 유지’ 관련 제안은 총 264건으로, 2순위인 ‘노상주차장 관리’(118건)보다 무려 2.2배나 더 많은 관심을 받았다.
도민들은 단순히 버스 노선을 늘려달라는 요구에 그치지 않고, 정류장 주변의 불법주정차로 인해 승객들이 차도로 내몰리는 위험한 상황을 해결해 달라는 등 매우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일상의 안전과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관심도 매우 높게 나타났다. 분석 결과 ‘안전’ 키워드는 전체의 38%(1,194건), ‘교육’ 키워드는 34%(1,068건)를 각각 기록하며 모두 1,000건을 돌파했다.
AI를 활용해 이 단어들이 어떤 맥락에서 쓰였는지 깊이 들여다보니, 도민들은 단순한 시설의 양적 팽창보다 ‘질적 관리’와 ‘안전한 이용 환경’에 더 큰 가치를 두고 있었다. 예를 들어 교육 분야에서는 학교 시설 확충뿐만 아니라, 맞벌이 가정의 돌봄 공백을 메우기 위해 어린이집의 남는 교실을 초등 돌봄교실로 활용하자는 창의적인 제안들이 쏟아졌다.
지역별로 도민들이 느끼는 불편의 우선순위도 통계적으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인구 100만 명 이상의 대도시 도민들은 주차 질서 확립과 공공서비스 접근성 개선에 목소리를 높인 반면,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중소도시 도민들은 통학로 안전이나 버스 승하차 안전 등 기초적인 생활 안전망 구축에 대한 제안 비중이 더 높았다.
이는 각 시군이 처한 환경에 따라 도민들이 체감하는 정책의 시급성이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며, 앞으로 ‘지역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는 근거가 된다.
연구원은 이번 분석을 위해 사람이 일일이 읽기 힘든 방대한 텍스트를 AI 언어모델을 통해 5단계로 나누어 분석하는 정교한 기법을 도입했다. 단어의 단순 빈도뿐만 아니라 단어와 단어 사이의 연결 강도를 분석함으로써, 도민들이 왜 그런 제안을 했는지 그 이면의 숨겨진 맥락까지 읽어낼 수 있었다.
경기연구원은 이러한 AI 분석 기법을 국민신문고뿐만 아니라 다른 민원 플랫폼 데이터까지 확대 적용할 것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도민의 요구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정책에 즉각 반영하는 ‘상시적 도정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이는 도민의 목소리가 행정 기관에 전달되어 실제 정책으로 변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진정규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도민들이 직접 제안한 수천 건의 아이디어는 정책의 빈틈을 메워주는 소중한 보물지도와 같다”며 “앞으로 도민 10명 중 8명이 원했던 생활 밀착형 인프라 설치 요구에 적극 응답하는 것은 물론, AI 기술을 활용해 도민의 작은 목소리 하나도 놓치지 않고 정책에 담아내는 선제적 대응 체계를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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