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수지는 텅 비었는데…"펌프장 가동 못 해 水魔 키웠다!"
[가평 NGN뉴스] 정연수 기자=폭우가 내렸던 지난 3일 오전 9시경, 가평군 청평 5리 마을이 순식간에 물에 잠겼다. 손 쓸 틈도 없이 물 폭탄을 맞은 마을 주민 21가구는 몸만 겨우 빠져나왔고 미처 챙기지 못한 살림 도구는 폐물이 되었다. 지하실은 수영장으로 변했고 물먹은 TV, 세탁기, 냉장고, 컴퓨터 등 가전제품들도 고물이 되었다.
물 폭탄을 맞은 주민들은 여관방과 친, 인척 집으로 몸만 피해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다음날인 4일도 마을 전체가 또다시 물에 잠겨 같은 고통을 반복해 겪었다. 민·관 합동으로 수마가 할퀴고 간 외과적 상처는 어느 정도 치유가 되었다. 그러나 내과적인 실질적 상처 치료는 요원한 상태이다. 특히 가평군이 이재민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6일 김성기 가평군수와 청평 5리 주택침수 피해 주민이 테이블을 마주하고 앉았다.
군정 책임자와 이재민 대표가 처음 마주 앉은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가평군은 지난 3일과 4일 두 차례 침수 원인을 이렇게 말했다.
3일 1차 침수 원인에 대하여 가평군은. 첫째, 침수 피해를 본 청평 5리는 저지대이다.
둘째, 지리적으로 저지대인데 여기에 시간당 115mm의 폭우가 내렸다.
셋째, 그런데 배수 시설기준은 71.99mm를 넘었기 때문에 역부족이었다는 논리를 펼쳤다.
그리고 2차 피해가 발생한 4일 원인에 대해서도
집중호우가 내려 길 건너에서 산사태가 발생하였으며 이 산사태에서 나온 토사와 쓰레기가 배수펌프장 세목 스크린을 막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평군의 주장은 한마디로 "하늘 탓"이다. 그래서 “재해”라는 것이다.
설득력이 없는 주장에 불과하다. 재해가 아니고 인재라는 이유는 배수 펌프장 가동 실태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침수된 청평 5리엔 배수장이 있다. 이 유수지는 3천 톤을 저장 할 수 있는 시설이다. 그리고 총 4개의 모터가 설치되어 있으며 모터 1대당 배수량은 1분에 최대 60톤의 물을 뽑아낼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예비 모터를 제외하고 3대를 번갈아 가동한다고 계산해도 시간당 3600톤을 배수가 가능한 시설이다.
집중 호우가 내리기 전날인 2일 가평군은 물을 빼내고 유수지를 비워둔 상태이다.
그리고 1차 침수가 된 3일 오전 10부터 20분간 1.2.3호기 모터를 가동했다. 1분당 최대 60톤을 배수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날 1,200톤을 배수한 것이다.
유수지 총저수량 3천 톤 보다 절반이 조금 안 되는 물을 배수해 유수지는 비어 있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오전 9시부터 마을 전체가 물에 잠기기 시작했는데 배수펌프장 가동은 이보다 1시간이 지나서 가동했다. 아무리 시간당 많은 폭우가 내렸다 하여도 내린 빗물이 유수지로 유입되어야 하는데 배수펌프는 고작 1,200여 톤을 방류하고 가동을 멈췄다. 이미 이때부터 유수지로 빗물이 유입되지 않았음을 유추할 수 있다. 가평군은 그러나 유수지가 왜 비어있는지에 대한 원인 파악은 하지 않았다. 2차 침수가 되었던 4일은 마을이 또다시 잠겼음에도 배수 펌프장 모터는 가동하지 못했다. 유수지 안이 텅 비어 있었기 때문에 모터를 작동하면 공회전으로 고장이 나기 때문이다.
마을은 물에 잠겼는데 유수지는 비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 이미 2차 피해를 본 4일 오전 가평군은 배수펌프 차량을 긴급히 투입해 유수지 입구를 점검했다. 고여있던 물을 빼내자 유수지로 들어가는 입구가 이물질 등으로 막힌 것이 확인되었다. 이물질 등을 제거하자 마을을 수장시켰던 빗물이 순식간에 유수지로 흘러 들어갔고 마을을 수장시켰던 물이 유수지로 유입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5일은 오전 11시에 1.4호기가 가동되었다.
이번 청평 5리 마을 침수의 결정적 원인은 폭우라기 보다, 겉핥기식 사전 점검에서 비롯되었다 해도 무리가 아니다. 2일 가평군은 폭우에 대비해 유수지 안에 있던 1,200여 톤을 사전 방류해 여유 공간까지는 확보하였다. 그리고 침수된 3일 유수지가 비어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가평군은 마을이 침수되고 있는데도 펌프장 가동을 하지 못했다. 왜 가동을 하지 못했는지에 대한 원인만 파악했어도 "유수지로 물이 유입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신속하게 파악 할 수 있었을 것"이고 피해도 줄일 수 있었다. 그래서 "청평면 5리 마을 침수는 인재"이다.
1차 침수가 되었던 3일 밤 11시경부터 4일 새벽 1시 사이에 2차 침수가 되었다. 이 시각엔 유수지가 텅 비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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