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미반환 공여지 70% 집중… 유일하게 ‘기약 없는 도시’
◇ 도심 한복판의 철조망
동두천 거리를 따라 걸으면 낯선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번화가 바로 옆에 군부대 철조망이 둘러싸인 땅이 버젓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수십 년간 출입이 제한된 이 공간은 사실상 ‘죽은 땅’이다. 개발도, 투자도, 주거도 불가능하다.
상인 박 아무개(52) 씨는 고개를 저었다.
“젊은이들이 이 도시에 왜 남겠습니까? 도심 절반이 묶여 있는데요. 번듯한 프랜차이즈 하나 들어오지 못합니다.”
◇ 전국 공여지의 70%, 동두천에 집중
동두천은 전국 미반환 미군 공여지의 70%가 몰려 있는 특수한 도시다. 그마저도 반환 시점조차 확정되지 않은 유일한 지역이다. 수도권 곳곳의 공여지 반환이 속속 진행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캠프 캐슬과 캠프 모빌은 일부만 반환돼 활용도가 떨어진 상태다. 주민들은 이를 두고 “반쪽짜리 선물”이라고 말한다. 제대로 개발할 수도, 유지할 수도 없는 애매한 공간이 도심의 흉물로 남아 있다.
◇ ‘멈춘 시간’, 도시 발전의 최대 걸림돌
동두천은 오랫동안 미군 부대 의존형 경제 구조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부대 규모 축소와 한미 연합방위 조정 속에서 지역 경제 기반은 급속히 붕괴됐다.여기에 미반환 공여지가 광범위하게 묶여 있어 새 산업을 끌어들이기도 어렵다.
동두천시 관계자는 이렇게 토로했다.“공여지가 본래 면적의 절반만 풀려도 수도권 북부 교통 요지라는 장점을 살려 첨단산업단지나 물류 거점으로 탈바꿈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도시 계획조차 세울 수가 없습니다.”
청년층 유출, 투자 정체, 인구 고령화. 동두천이 직면한 3대 위기는 결국 ‘미반환 공여지’라는 구조적 족쇄와 맞닿아 있다.
◇ 국회·시민의 요구 – 제도적 해결책 필요
동두천 지역발전 범시민대책위원회와 김성원 국회의원은 △9월 내 국방부 장관 면담, △‘장기 미반환 공여구역 지원 특별법’ 발의 △국회 토론회 개최를 요구했다.

범대위 심우현 위원장은 이렇게 강조했다.“다른 지역은 반환 시기가 잡혀 있습니다. 동두천만 기약이 없다는 건 명백한 역차별입니다. 이 문제는 단순한 땅이 아니라 동두천 시민들의 존엄과 미래의 문제입니다.”
◇ 전문가 분석 – “균형 발전의 시험대”
지역 개발 전문가 김 모 교수는 지적한다. “군사도시는 국가 안보라는 공적 목적을 위해 희생을 감내해 왔습니다. 그런데 그 희생이 특정 지역에만 집중된 건 국가 균형 발전 원리에 반합니다. 이제는 공여지를 국가가 직접 매입·개발하는 방식 등 전환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 바뀌어야 할 국가의 태도
동두천은 주민들이 원해서 군사시설을 내준 땅이 아니다. 그러나 수십 년간 ‘특별한 희생’을 해온 대가는 돌아오지 않았다. 남겨진 것은 미반환 철조망과 지역 공동화 현상뿐이다.
동두천 시민들이 바라는 건 단순하다. “우리도 정상적인 도시 발전을 꿈꾸고 싶다.”
군사도시의 굴레를 풀어야 한다. 반환되지 않는 공여지는 단순히 텅 빈 땅이 아니라, 멈춰 선 시간과 빼앗긴 미래를 상징한다.
지금 필요한 건 ‘검토하겠다’는 말이 아니다. 반환 시기를 명확히 하고, 공여지를 동두천 미래 산업과 문화, 주거 공간으로 전환시키는 실천이다.
동두천 시민들이 수십 년간 지켜온 기다림, 이제는 국가가 응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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