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 활짝 핀 꽃도 결국 갈아엎어야…“너무 아깝다”
- 관광객이 직접 잘라 가져가는 ‘꽃 나눔의 날’ 제안
- 버릴 꽃이 관광상품으로…자라섬 추억까지 선물

지난 5일 자라섬 가을꽃페스타가 막을 내리면서 가평군은 다시 내년 봄꽃을 준비해야 한다. 가평군은 농업기술센터 등과 함께 봄꽃 개화를 위한 파종 준비에 들어가고 이 과정에서 가을꽃이 남아 있는 꽃밭도 순차적으로 정리하게 된다.
계절에 맞춰 새로운 꽃을 심어야 하는 만큼 기존 꽃밭을 정리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현장을 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축제가 끝났다고 꽃이 모두 시든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백일홍을 비롯해 아직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 수많은 꽃도 다음 파종을 위해서는 결국 땅과 함께 갈아엎어야 한다.
그렇다면 발상을 한번 바꿔볼 만하다. ‘자라섬 꽃 나눔의 날’을 만드는 것이다. 꽃밭을 갈아엎기 하루나 이틀 전 관광객에게 일정 구역을 개방하고 직접 꽃을 잘라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어차피 제거할 꽃이라면 한두 송이로 제한할 이유도 크지 않다. 안전사고를 막고 다음 계절에 사용할 식재를 보호하는 최소한의 기준만 마련해 원하는 만큼 꽃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별도의 거창한 축제도 필요 없다. 가위와 꽃을 담을 포장지만 준비하고 안전관리 인력을 최소한으로 배치하면 된다. 방문객에게 개인 가위를 가져오도록 안내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효과는 오히려 클 수 있다.
부모와 아이가 꽃밭에 들어가 직접 꽃을 고르고, 연인이 서로 꽃을 잘라주고, 관광객들이 자라섬에서 가져온 꽃 한 아름을 들고 돌아가는 풍경 자체가 관광 콘텐츠가 된다. 가평에서 피어난 꽃이 서울과 수도권의 가정과 상점으로 옮겨가 며칠을 더 핀다면 자라섬을 알리는 또 다른 홍보물이 될 수도 있다.
무엇보다 버려지는 자원의 재활용이라는 의미도 있다. 수십억원을 투입해 꽃밭을 만들고 관광객을 불러모은 뒤 축제가 끝났다는 이유로 꽃까지 그대로 갈아엎는 것보다 마지막 순간 군민과 관광객에게 돌려주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다.
매년 봄·가을 꽃페스타가 끝날 때마다 이를 정례화하는 방법도 검토할 만하다. ‘꽃페스타 폐막→꽃 나눔의 날→다음 계절 파종’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자라섬의 관광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꽃축제는 끝나도 관광은 하루 더 이어지고, 폐기될 꽃은 관광객의 추억이 된다.
가평군 입장에서도 예산을 추가로 들이지 않고 또 하나의 관광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무엇보다 군민 세금으로 키운 꽃을 마지막까지 활용한다는 의미가 있다. 어차피 내일 갈아엎을 꽃이라면 오늘 관광객에게 안겨주면 된다.
자라섬에서 직접 고른 꽃 한 아름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관광객. 가평군이 수십억원짜리 새로운 축제를 하나 더 만드는 것보다 어쩌면 이런 작은 아이디어 하나가 자라섬을 더 오래 기억하게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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