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조직보다 기존 서비스 정원·인력·접근성 확대가 우선인지 객관적 검증 필요”
- 타 지자체 협회 지부 지방보조금 지원 사례…가평도 향후 공적지원 요구 가능성 따져봐야
- 장애인복지관 이미 상담·사례관리·직업훈련·발달재활·주간보호·자립지원 운영
가평지역 지적·자폐성 장애인과 가족을 지원한다는 취지로 경기도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 가평군지부 설립이 추진되면서, 새로운 장애인단체를 만드는 것이 가평지역 발달장애인 복지의 실질적인 해법인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가평군에는 이미 장애인복지관과 장애인주간보호센터 등을 중심으로 상담·사례관리·발달재활·직업훈련·자립생활·가족지원 등 상당수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조직의 필요성을 판단하려면 단체 설립 자체보다 현재 제공되지 않는 서비스가 무엇이고 기존 기관과 어떤 차별성이 있는지를 먼저 따져볼 필요가 있다.
경기도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는 지난달 30일 가평이음터에서 가평군지부 준비위원회를 열고 지부 설립 절차에 들어갔다.설립목적은 발달장애인이 아동·청소년기를 넘어 성인과 중장년, 노년까지 지역사회에서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지원이 더 필요하다’는 것과 ‘새로운 단체가 필요하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현재 가평군장애인복지관은 신규 장애인과 보호자를 대상으로 상담과 진단, 자립지원계획 수립, 개별지원 및 사례관리를 운영하고 있다.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주말 여가활동 자조모임도 운영한다.
성인 장애인을 대상으로 직업기술과 사회적응, 직업준비 훈련을 실시하고 있으며 취업알선도 하고 있다. 특히 가평지역에서 자립을 준비하는 성인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거주공간과 일상생활 훈련을 제공하는 그룹홈 형태의 사업도 운영 중이다.
아동 지원도 있다. 만 18세 미만 지적·자폐성 장애아동 등에게 발달재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소득수준에 따라 정부 바우처가 지원된다. 복지관 내에는 별도의 장애인주간보호센터도 있다. 가평군 거주 만 18세 이상 60세 이하 등록장애인 가운데 가정보호가 어려운 장애인을 대상으로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다만 정원은 12명에 불과하다.
새로운 단체와 사무실, 운영조직을 만드는 데 공적재원을 투입하기에 앞서 주간보호 정원을 늘리고 전문인력을 충원하거나, 발달장애인 낮활동과 직업훈련을 확대하는 것이 당사자에게 더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지 비교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평의 넓은 생활권도 중요한 문제다. 복지관은 현재 조종·상면뿐 아니라 설악과 북면 등 복지관 이용이 어려운 장애인을 대상으로 지역 방문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셔틀버스 역시 가평읍뿐 아니라 청평·상면·조종면과 설악면 등을 연결하고 있다.
따라서 발달장애인 복지의 실제 문제를 찾으려면 ‘단체가 있느냐 없느냐’보다 현재 서비스의 정원과 횟수가 충분한지, 북면·설악·조종 등 원거리 거주자가 실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지, 성인 발달장애인이 낮 시간에 갈 곳이 있는지를 조사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다른 지역에서는 협회 지부에 실제 지방비 지원'
가평군지부 설립이 곧바로 군비 지원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근거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경기도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 지역지부가 지방보조사업을 수행하거나 발달장애인 서비스 제공기관 역할을 맡고 있다.
김포시는 2026년 경기도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 김포시지부의 ‘발달장애인 자립지원사업’에 시비 800만원을 지원하는 예산을 편성했다. 사업에는 자조모임과 교육·체험활동 등이 포함돼 있다. 하남시에서도 해당 협회 하남시지부가 성인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와 청소년 발달장애학생 방과후활동서비스 제공기관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구리시도 경기도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 구리시지부가 민간단체 보조금 정산 대상 단체에 포함돼 있다.
때문에 가평군지부 역시 향후 군 보조금이나 사무실 운영비, 사업비 등을 신청할 가능성에 대비해 공적 지원 여부와 지원 규모는 사업의 필요성과 기존 서비스 중복 여부를 기준으로 엄격하게 심사해야 한다.
무엇보다 발달장애인 복지는 단체 숫자로 평가할 문제가 아니다. 가평군이 먼저 해야 할 일은 지적·자폐성 장애인의 정확한 인원을 읍·면과 연령별로 파악하고, 이 가운데 주간보호·주간활동·직업훈련·활동지원·발달재활 등 서비스를 실제 이용하는 사람이 몇 명인지 확인하는 것이다.
그리고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발달장애인이 몇 명인지, 그 이유가 시설 부족인지, 대기인원 때문인지, 교통 문제인지, 최중증 장애로 기존 프로그램 참여가 어려운 것인지부터 조사해야 한다. 그 결과 기존 전달체계로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이 확인된다면 새로운 전문기관이나 단체에 공적 역할을 맡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복지관과 주간보호센터의 인력·정원·프로그램을 확대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별도 조직에 사무실과 운영비를 지원하는 것보다 기존 서비스에 예산을 직접 투입하는 것이 효율적인지 비교할 필요가 있다.
결국 “발달장애인을 위해 새로운 단체가 필요한가, 아니면 지금 있는 서비스를 더 촘촘하게 만드는 것이 필요한가.”부터 확인해야 한다. 새로운 조직의 간판을 하나 더 다는 것보다 발달장애인 한 명이라도 더 낮 시간 돌봄을 받고, 한 명이라도 더 직업훈련을 받고, 부모가 하루라도 돌봄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책의 목적이어야 한다.
가평군지부 설립을 둘러싼 논의 역시 누가 단체를 만드느냐가 아니라, 당사자에게 실제로 무엇이 더 돌아가느냐를 기준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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