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0년 희생의 대가가 3,550억? 국방부의 과도한 요구에 시민만 피해
"70년 넘는 세월 멈춰있던 포천시가 새 미래를 열어 나갈 수 있게 된 역사적인 합의" 불과 1년 전 포천시가 자랑스럽게 발표했던 이 문구가 이제는 공허하게 들린다.
27만 평에 달하는 옛 6군단 부지 반환 협상이 3,55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 비용 앞에서 사실상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 1년 만에 1,232억 폭증, 누구를 위한 감정평가인가
2023년 12월 제4차 상생협의회에서 합의된 2,318억 원이 1년 만에 3,550억 원으로 뛰었다. 무려 1,232억 원, 53%나 증가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물가 상승으로 설명할 수 있는 수준을 훨씬 넘어선다.
더욱 황당한 것은 이 부지가 포천비행장 인근이라는 지리적 제약을 안고 있다는 사실이다. 고도 제한, 소음, 산악 지형 등으로 개발 가능한 가용 부지가 제한적이어서 사업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이 포천시의 설명이다. 그런데도 감정평가는 이런 현실적 제약을 제대로 반영했을까?
◇ 70년 희생의 진짜 의미를 묻다
포천시민들은 70년 넘게 군사시설로 인한 각종 제약과 불편을 감수해왔다. 개발 제한, 소음 피해, 교통 불편 등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의 희생을 치렀다. 그런데 이제 와서 그 땅을 되찾기 위해 3,550억 원을 내라고 한다면, 과연 이것이 정당한 요구일까?
더욱이 포천시유지 8만 평은 75년간 국가에 무상으로 제공해온 땅이다. 이 땅만이라도 조속히 반환받는 것이 당연한 권리 행사 아닌가. 그런데도 국방부는 이마저 미적거리고 있다.
◇ '기부대양여'라는 이름의 이중 부담
현재 협상 방식인 '기부대양여'는 포천시가 군사시설 이전을 위한 대체 부지를 제공하고, 국방부가 기존 부지를 양여하는 구조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포천시만 이중 부담을 지는 불공정한 거래다.
포천시는 대체 부지를 마련해야 하고, 동시에 3,550억 원이라는 거액의 이전 비용까지 부담해야 한다. 반면 국방부는 새로운 시설을 얻으면서도 기존 부지에 대한 보상까지 받는 셈이다. 이것이 과연 '상생협의'라고 할 수 있을까?
◇ 부동산 침체기의 현실을 외면하는 국방부
현재 부동산 시장은 침체 국면이다. 민간 투자 여건이 악화된 상황에서 3,550억 원이라는 과도한 기부금액 요구는 사업의 실현 가능성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포천시 관계자의 지적처럼 "무기한 지연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방부가 정말로 이 사업의 성공을 원한다면, 현실적인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 탁상공론식 감정평가로 책정된 비용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지역 여건과 시장 상황을 반영한 합리적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 시민 기대와 행정 현실 사이의 간극
자작동 인근 주민의 "시간이 걸리더라도 시가 끝까지 노력해주길 바란다"는 말에서 시민들의 간절한 기대가 느껴진다. 70년간 참아온 시민들에게 이 사업은 단순한 개발 사업이 아니라 희망의 상징이다.
하지만 행정 현실은 녹록지 않다. 국방부와의 협의, 실무심의, 주민 의견 수렴 등 넘어야 할 산이 많고, 최종 개발까지는 2030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나마도 현재의 협상 난항이 지속된다면 더욱 늦어질 수밖에 없다.
◇ '포기 아닌 협상'의 진짜 의미
포천시 신성장사업과 관계자는 "포기는 없다. 협상은 계속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의지 표명만으로는 부족하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우선 포천시유지 8만 평만이라도 조속히 반환받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이는 포천시의 정당한 권리이자, 전체 협상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또한 국방부의 과도한 요구에 대해서는 중앙정부 차원의 조정을 요구해야 한다.
◇ 진정한 상생을 위한 제언
포천 6군단 부지 반환 문제의 본질은 70년간 국가 안보를 위해 희생해온 지역 주민들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다. 이를 단순한 부동산 거래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국방부는 감정평가 결과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지역의 특수성과 주민들의 희생을 고려한 합리적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 포천시 역시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더욱 적극적이고 전략적인 협상을 펼쳐야 한다.
'역사적 합의'가 '골칫덩이'로 전락한 현실을 직시하고, 진정한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할 때다. 70년 희생의 대가가 또 다른 부담이 되어서는 안 된다. 포천시민들이 기다리는 것은 공허한 약속이 아니라 실질적인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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