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들고 쓰러지고 고사해… 이름뿐인 '명품 자작나무 숲'
[포천=NGN뉴스]양상현 기자=경기 포천시가 15만 시민과 함께 ‘녹색도시의 꿈’을 실현하고자 한탄강 하늘다리 앞 부지에 심은 자작나무들이 일부 고사해 논란을 빚고 있다. 식재해놓은 자작나무가 고사위기에 처해 막대한 예산만 낭비한 채 지역 이미지만 흐려놓았다는 비판을 받으면서다.
3일 시 관계자에 따르면 "총 1000그루의 자작나무를 심었는데, 현재 살아남아 있는 나무는 약 700그루 정도"다. 심은지 3년이 채 안돼 100여그루 중 300여 그루가 고사했다는 것.
현재 이곳은 나무 수백 그루가 말라죽거나 죽어가고 있어 부실시공과 관리소홀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일부 살아있는 나무들도 앙상하게 말라있고, 잎이 누렇게 변한 상태로 현재도 수백 그루가 말라죽거나 죽어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지역주민 A씨(57)는 “자작나무들에 영양제 주사를 놓거나, 병충해를 관리하는 걸 본 적이 없다"라고 했다. 이어 “제대로 관리도 안 하면서 심기만 하니 예산이 아깝다"라고 말했다.
한 전문가는 당초 자작나무의 이식과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게 고사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이 전문가는 "당초 나무들이 활착이 잘 안되고, 이식도 잘못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관리를 잘했어야 할 나무들인데 방치하다가 이제서야 알아챘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했다.
나무를 다시 심을 때 한탄강 일원의 생육 환경 등을 고려해 수종을 바꾸는 것을 검토하고, 활착이 잘 되도록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앞서 포천시는 한탄강 일원에 명품 자작나무 숲을 조성하는 첫걸음으로 지난 2019년 4월 5일 영북면 대회산리 392번지 일원에서 제74회 식목일을 맞아 ‘2019 시민 한 그루 나무심기 행사’를 가졌다.
이 행사는 ‘숲의 도시 포천’을 만들고자 시작된 첫 프로젝트였다. 당시 나무심기 행사에는 가족단위 참석자 등 포천시민 1000여명이 참여해 자작나무 1000본을 정성껏 식재하고, 가족명패를 달아 가족나무를 기념했다.
당시 산림과장은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향후 추가 부지를 마련해 2~3년간 추가로 자작나무를 식재해 명품 자작나무 숲을 조성할 계획"이라며 "심어진 자작나무에 대해 최선을 다해 관리해서 또 하나의 포천시의 대표적 관광명소로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국 포천시장은 “나무를 심어 숲의 도시, 물의 도시, 인재를 육성하는 도시로서 자연과 접할 기회가 별로 없는 이 시대에 향후에도 시민 한 그루 나무심기 운동을 전개하여 나무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 기회를 만들겠으며, 이번 행사가 더욱 심각해지는 미세먼지를 저감시켜 시민에게 보다 쾌적하고 청정한 공기를 만들어 주는 발판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조용춘 당시 의장은 “식목행사는 단순히 나무를 심는 것이 아니라, 포천의 미래를 심는 것"이라며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를 줄이는 것도 한 그루 나무를 심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식재한 자작나무는 채 3년이 안돼 고사위기에 처했다.
또 대다수의 나무들이 생육 부진을 보이며 고사 직전에 있는 것으로 드러나 식재과정에서부터 부실이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특히 포천시가 이 일대에 자작나무를 식재한 것은 진입로 주변경관은 물론 '숲과 물의 도시'인 포천시의 상징성을 부각시키고 자작나무가 식재된 한탄강 일원은 지난 2015년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됐고 비둘기낭-하늘다리-캠핑장 등이 있어 수도권을 대표하는 생태관광지로 급부상하고 있어, 이를 연계한 관광자원 조성을 목적으로 했다.
하지만 자작나무가 고사됨에 따라 관광객들에게 쾌적한 이미지를 심어주기는커녕 오히려 지역 이미지만 손상시켰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시 관계자는 "관리가 쉽지 않았지만 한 달에 한 번씩은 현장에 가서 잡초제거도 하고 나름 관리를 제대로 하려고 노력은 했다"면서 "지난해 가을 비료까지 줘 가면서 살려 보려고 애쓰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에 따르면 시는 시민참여 행정의 일환으로 시민이 참여하는 '시민 한 그루 나무심기'를 통해 자작나무를 심어 향후 포천시 대표적 관광명소로 육성할 방침이었다. 이를 위해 시는 영북면 대회산리 소재 비둘기낭, 하늘다리, 서바이벌장 등 관광지 인근에서 시민 1000명이 참가해 '시민 한 그루 나무심기' 행사를 진행했다. 시민들은 자작나무를 심고 자신의 이름을 새긴 표찰을 나무 앞에 직접 설치했다. 또 가족명패를 달아 가족나무를 기념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본인 부담으로 표찰 제작비 1만 9800원을 납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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