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광한 남양주시장 재판 증인 A 씨, “골프친 계절은 모르고, 8번 홀만 기억?”
-남양주 시민,“거짓은 유통기한이 있다”
-방청객 "선택적 기억장애 비난"
[남양주=NGN 뉴스] 정연수 기자=의정부지법 형사합의11부(이문세 부장판사)는 지난 27일 공직선거법 위반과 지방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조광한 남양주시장과 전 비서 B 씨 등에 대한 7차 공판이 열렸다.
이날 공판에는 ‘조 시장이 총선에 개입했다’는 취지의 대화를 휴대전화로 녹음한 A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증인 A 씨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남양주시장 후보로 출마한 조 시장의 선거를 도왔던 인물이다.
그런데 법정에 선 증인은 ‘지난 총선을 앞두고 조 시장이 특정 인물을 도와달라고 자신에게 요청했다’며 포문을 열었다.
A 씨는 검찰에서, 강원도 원주에 있는 ‘골프장 8번 홀에서 쎄컨 샷을 하고 그린으로 걸어가던 중 조 시장이 K 씨를 밀어 달라고 부탁을 했다’라고 증언했다.
그런데 증인은 검찰 조사에서 '조 시장과 골프를 친 시기는 2019년 8월'이라고 진술했다가 9월로 번복했다.
그러나 실제로 골프를 친 날짜는 11월 3일 오후 1시경 'tee=off(티오프)'인 것으로 확인됐다.
(2019년 8월 3일 원주시 낮 최고기온 32.9도로 확인됐다=기상청 자료)
2019년 8월 원주의 낮 기온은 32도를 웃도는 폭염 날씨였다.
반면 11월 3일은 18도 안팎으로 쌀쌀했다.
(2019년 11월 3일 원주시 낮 최고기온은 18.7도로 쌀쌀했다=기상청 자료)
낮 기온 32도에 골프를 치면 반소매를 입어도 땀으로 범벅이 되는 날씨이다. 그리고 18도 기온엔 긴소매를 입어도 쌀쌀하다.
법정에선 증인은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을 숨김과 보탬 없이 있는 그대로를 말해야 한다.
그런데 증인 A 씨는 이날 증언에서 ‘8번 홀에서 조 시장으로부터 특정 후보를 밀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증언하면서, 날짜에 대해서는 틀리게 진술했다.
증인의 주장대로, 8월이 맞는다면 찜통더위에 골프를 친 것이고, 조 시장 측 주장처럼 11월이면 쌀쌀했을 때다.
그런데 “8번 홀에서 두 번째(쎄컨 샷) 공을 치고 그린으로 걸어갈 때 조 시장이 부탁했다”고 구체적으로 증언은 하면서, 계절을 틀리게 말하는 것은 합리적 의심뿐 아니라 설득력이 약해 보인다.
재판부도 증인에게 “날짜도 기억 못 하는 증인이 8번 홀이라는 것을 어떻게 기억하냐”며 반문했다.
그러자 A 씨는 “8번 홀은 내리막이었고, 홀 길이가 짧았기 때문에 기억한다“라고 말했다.
조 시장이 A 씨와 골프를 친 것은 2019년 8월이든 11월이든 불과 2년 전 일이다.
이날 함께 골프를 친 인원은 총 2팀 8명이다.
당시 골프장에 동행했던 S.H 씨 등 두 사람은 “시기는 11월이었으며, 날씨는 긴소매를 입었어도 쌀쌀했다”라고 기억했다.
모든일이든 일시가 틀리면 나머지 정황들이 모두 깨진다.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직후 3선에 성공한 김성기 가평군수의 사례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선거를 불과 60여 일 앞두고 지방 언론을 통해 이른바 북창동 성 접대 및 뇌물 의혹 사건이 터졌다. 김 군수의 공천을 막기 위해 벌어진 일이었다.
그리고 김 군수 등 4명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았다. 쟁점은 크게 두 가지였다.
김 군수와 함께 기소된 사람의 제보를 받아 모 지방언론이 보도한 성 접대 및 뇌물 사건, 주요 쟁점은 시기였다.
수사 과정과 법정에서 김 군수는 7월이라고 주장했지만, 검찰과 제보자는 4월이라고 주장하며 20여 차례 법정 공방 끝에 날짜가 조작 되었음이 본보의 특종으로 밝혀졌다.
이를 계기로 두 번째 쟁점이었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도 퍼팩트하게 무죄가 선고 됐다.
당시 북창동 술집 주인이라며 법정에선 증인 두 명은, “술집 위치와 내부 시설 등을 서로 다르게 주장”해 재판부로부터 불신을 자초했다.
당시 제보자와 술집 주인이라고 주장하며 증인으로 출석했던 이들이 7월을 4~5월로 주장한 것은 가평군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자리에 가려고 성 접대를 했다는 주장을 합리화시키기 위해 날짜를 실제보다 앞당긴 것으로 재판부는 판단했다.
이런 사례로 미뤄볼 때 증인 A 씨가 11월에 골프 친 것을 8~9월로 주장하는 데는 계산된 이유가 있는 것으로 합리적 의심이 든다.
11월엔 특정 후보 K 씨가 이미 캠프가 구성되어 있을 때이다. 따라서 조 시장이 특정 후보를 밀어 달라고 증인에게 부탁할 시기도 아닐 뿐 아니라, 이유도 없다는 것이 합리적 추론이다.
그래서 증인 A 씨는 이른바 범죄의 구성 요건을 갖추기 위해 골프 친 날짜를 8~9월로 소급해 주장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강하게 든다.
조 시장 측 변호인은, 2020년 1월 10일 증인이 조 시장을 찾아온 것은 청탁 때문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변호인은 또 2018년 6.13 지방선거 이후 조 시장이 증인을 만난 것은 “골프를 친 2019년 11월 3일과 2020년 1월 10일 두 차례에 불과하다”라고 주장했다.
조 시장 변호인은 검찰의 “휴대폰 포렌식을 통해 확인된 팩트”라고 강조했다.
또 증인을 골프에 초대한 것은 일행 중 한 사람의 결원으로 초대한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도 증인 A 씨는 선거 때 도와준 “자신을 소홀히 하는 조 시장에 대한 감정과 논공행상에서 비롯된 앙갚음으로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이날 공판에서 “시장 끌어 내리기 조작” vs "허위증언 처벌“에 대한 창과 방패 공방은 3시간여 만에 끝났다.
재판을 지켜본 남양주시민 H 씨는 “거짓은 유통기한이 있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또다른 시민은 "증인이 선택적 기억장애가 아닌가 의심된다"고 비난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A 씨는, 지난 2013년 가평군수 보궐선거에 도전했으며, 한때 가평지역 민주당 당직자로 활동했었다.
다음 공판은 오는 10월 25일 의정부지방법원 1호 법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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