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한 노부부가 코로나19 확진으로 병원에 입원하신 후 혼자 남게 될 강아지들 걱정에 할아버지가 잠을 못 이룬다고 해서 우리 직원들이 그 바쁜 중에도 강아지들을 챙기러 강아지 사료를 사고 햇볕이 내리쬐는 한여름에 보호복으로 중무장해 돌봐왔는다는 일로 퇴원하신 어르신이 너무도 고마워하셨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포천=NGN뉴스]양상현 기자=17일 오후 박윤국 포천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포천시보건소의 한 미담사례를 이같이 소개했다.
기자는 이 글을 보자마자 보건소에 전화해 자세한 내용을 물었다.
송인성 감염병관리과장은 박 시장이 위와 같은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 보고한 적도 없다고 했다. 그런데도 박 시장은 이 같은 사실을 어떻게 알았을까?
박 시장은 평소 보건소 직원들에게 "현장을 절대 떠나지 말라. 누가 보고하러 오라면 언론에 다 까버리고 바빠서 갈 시간이 없다고 해라"라고 말했다고 한다. 앉아서 보고받는 시장이 아니라 찾아가는 시장인 셈이다.
송 과장에 따르면 포천의 한 시골마을 단독주택에 살고 있던 한 노부부가 지난해 8월께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할머니가 먼저 확진판정을 받고, 이윽고 할아버지마저 확진판정을 받게 됐다.
먼저 확진된 할머니는 포천의료원으로, 할아버지는 경기도 광주의 의료원으로 입원하게 됐다. 그런데 이 집에는 강아지가 4마리나 있었다. 할아버지는 격리 치료받는 중, 강아지가 먹을 사료와 물, 또 치워야 할 분변 등으로 노심초사였다.
이런 사연을 들은 보건소 직원들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햇볕이 내리쬐는 한여름에 페이스 실드를 하고 장갑을 끼고 마스크를 하고서도 또 보호복으로 중무장하며, 강아지들을 돌봤다. 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집이었기 때문이다.
사람은 물론 조직과 국가와 역사는 큰 위기를 겪으며 성장한다. 위기의 구성은 악당과 희생자, 그리고 영웅이다. 악당 코로나가 수많은 환자와 사망자를 낳고, 우리의 삶을 망가뜨린 고통이 2년째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견뎌나가게 해 준 크고 이 같은 작은 영웅들의 미담은 늘 미래의 교훈으로 채록해 놓아야 할 터다.
그리스어 ‘클레오스 (kleos)’는 ‘명성’이라는 뜻과 함께 ‘영광’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말의 어원이 ‘음성(音聲)’이다. 영웅에게 보내는 영광은, ‘귀로 듣는 영광’이요, ‘소리로 듣는 영광’이었기 때문이다.
그리스인들에게는 클레오스가 모든 가치의 근원이다. 따라서 그들에게는 클레오스의 획득이 지상명령이었다. 그들은 클레오스를 위해 죽음도 불사했다.
그러나, 이런 영광을 마다하고 겸허하고 차분한 품격의 사람됨을 보여주는 작은 영웅들의 미담 사례가 포천시에 있었다.
아직도 코로나 사태는 종식된 게 아니라 모든 게 진행 중이지만 작은 미담은 포천시보건소로부터 시작됐다. 시민이 느끼고 믿지 못하면 설득의 힘이란 없다.
헌신적 의료진, 거리두기·마스크에 짜증 한번 안낸 시민들, 위험 무릅쓴 택배기사, 미사·예배를 기꺼이 중단해 준 교회, 세계가 평가한 한국형 진단키트 개발업체 등은 모두 진정한 영웅들이다.
박 시장은 또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 준비와 운영에 정말 많은 신경을 써왔는데 우리시 예방접종센터가 타 시군보다 시설도 우수하고 진행속도도 빠르고 대기시간도 짧다는 소문이 퍼져 인근 시·군 어르신들께서 ‘포천으로 접종을 받으러 오면 안 되냐’는 전화문의도 많았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이라 지칠 만도 하지만 이렇게 다시 힘을 내고 있다"면서 "시민 여러분의 성원과 믿음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작금의 코로나19 사태는 처음 겪어 본 국가적 전염병 사태로 모두가 허둥댔지만, 위기 극복 리더십의 요체는 시장과 보건소뿐만이 아니라 사회적 연대의 힘에서 나온다. 평소의 신뢰. 나만이 온 동네를 지상 낙원 만든다는 ‘자화자찬’이 아니라 이처럼 차분한 인내심, 배려심, 침착함, 품격을 갖춘 사회적 연대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포천시의 사례가 우리에게 일깨워주고 있다.
보건의료인들의 헌신과 적극적인 방역 협조를 마다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거리두기에 참여해 준 포천시민들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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