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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논란 속 드러난 동두천 행정의 민낯: 예산 낭비와 절차적 위법의 그림자
[NGN뉴스=사람 이야기]양상현 기자=최근 동두천시가 추진하는 옛 성병관리소 철거가 예산 낭비와 절차적 위법 문제로 지역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동두천 옛성병관리소 철거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시의 독단적인 행정 처리 방식을 강하게 비판하며 박형덕 시장에 대한 공익감사 청구와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시민들은 공유재산법을 무시한 시의 예산 집행 방식을 문제 삼으며, 더욱 확산된 거리 서명운동과 촛불 문화제를 통해 강한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옛 성병관리소 철거를 둘러싼 갈등, 갈수록 격화 동두천시의 옛 성병관리소 철거를 둘러싼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동두천 옛성병관리소 철거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동두천시가 강제수용소로 알려진 성병관리소 철거를 진행하며 공유재산법을 위반하고 예산 낭비를 초래했다고 주장하며, 박형덕 시장에 대한 공익감사 청구 운동을 확대할 방침이다. 8일 공대위에 따르면, 동두천시는 지난 11월 5일 약 6,500만 원 규모의 철거 용역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했다. 이는 성병관리소 철거가 당초 계획된 기간 내에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인데, 시 측에서 과업 지시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결과로 보인다. 공대위는 시가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철거업체와의 계약을 추진하려는 시도는 예산을 낭비할 위험이 크다고 비판하고 있다. 공대위는 “동두천시는 공유재산법과 지방재정법을 어기고, 예산을 낭비하면서도 철거를 강행하려 하고 있다. 이러한 무리한 추진이 더 큰 시민 저항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 동두천시의 일방적 행정: 예산 낭비와 편법 계약의 악순환 동두천시는 최근 성병관리소 철거를 위한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이 철거업체와 계약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공대위는 이로 인해 예산 낭비가 우려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철거 작업이 지연되고 기존 계약이 해지되는 과정에서 이미 약 6,500만 원의 비용이 소모됐고, 새 계약이 체결되면 예산이 추가로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 현재 총 2억 2천만 원에 달하는 예산 집행 계획이 시의회 승인도 없이 진행될 조짐을 보이면서, 공대위는 이를 "시민의 세금을 남용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공대위의 김대용 공동대표는 "동두천시는 절차를 무시한 채 예산을 소모하며 철거를 강행하고 있다"며, 시의 비민주적 행정 태도를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공유재산법과 지방재정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며 시의 신뢰도는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예산 사용의 투명성과 책임성은 모든 행정에서 기본 중의 기본이다.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가 절차를 무시하고 예산을 무분별하게 낭비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온다. ▣ 시민의 저항: 거리 서명운동과 촛불 문화제의 확산 공대위는 동두천시의 독단적인 행정에 맞서 주말 동안 시내 전역에서 서명운동을 확대할 예정이다.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에게 철거 강행의 부당함을 알리고 공익감사 청구에 대한 동참을 호소하는 방식으로, 주말 서명운동은 동두천 내 시민 저항의 주요 창구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오는 11월 10일 예정된 촛불 문화제에서는 시민들과의 연대를 통해 강력한 반대 의지를 드러낼 계획이다. 천주교 의정부교구 정의평화위원회도 연대의 일환으로 성병관리소의 역사적 고통을 기억하고 치유하기 위한 미사를 주기적으로 열고 있다. 정의평화위원회의 최재영 신부는 “이곳은 고통의 역사를 치유할 공간이 되어야 한다”며, 성병관리소 부지가 지닌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했다. 이는 단순한 철거가 아닌, 과거의 상처를 되돌아보며 기억을 통해 미래를 계획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 불신의 연쇄: 법적 대응으로 가는 지역사회 갈등의 심화 공대위는 동두천시가 성병관리소 부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지방재정법과 공유재산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사법기관에 정식 수사를 요청할 방침을 밝혔다. 시가 예산을 무리하게 집행하고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일삼는 행정적 남용에 대해 강력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인 것이다. 이번 갈등이 법정 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높다. 공대위 관계자는 “시가 시민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철거를 강행하려 한다면, 우리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를 저지할 것”이라고 밝히며, 동두천시가 예산 낭비를 멈추지 않으면 갈등의 고리가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 성병관리소 철거, 역사와 기억의 가치를 무시할 것인가? 이번 철거 논란은 단순한 시설 정리가 아닌, 역사와 기억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성병관리소는 동두천의 아픈 과거와 사회적 고통의 현장이었다. 그 기억을 치유와 반성의 공간으로 남겨두고자 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는 ‘철거’라는 단어 뒤에 가려져서는 안 된다. 시민들은 단순한 철거가 아니라 이 공간이 어떤 형태로든 역사적 의미를 지닐 수 있도록 남겨지길 원하고 있다. 동두천시는 시민의 의견을 반영해 성병관리소 부지를 단순한 정비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기억과 반성의 공간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지방자치란 시민의 의사와 감정이 반영되는 행정이어야 한다. 이번 사태를 통해 동두천시는 지방자치의 의미와 그 책임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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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 6부] 동두천 성병관리소 철거 대신 보존해야
[NGN뉴스=사람 이야기]양상현 기자=한국 근현대사의 중요한 상징물인 동두천 성병관리소가 철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결정은 한국사의 아픈 과거를 지워버리는 일이며, 이를 보존하여 후대에 전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폴란드의 경우, 전쟁 후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철거하지는 않았다. 1970년,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는 아우슈비츠에서 600만 명의 희생자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 또 독일 의회는 1979년 ‘나치 전범에 대한 시효는 없다’라고 선포까지 했다. 이 선포는 독일의 과거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을 의미한다. 독일은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했다. 2022년,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역사적 책임에는 시효가 없다. 우리는 끝까지 죄송하다"며 폴란드에서 2차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만행에 대해 또 다시 사과했다. 이 사과는 진심이 느껴졌고, 폴란드 국민들은 이를 용서했다. 이처럼 명분은 피해자가 찾는 게 아니라 가해자가 스스로 제공 해야 한다. 미군위안부 생존자들이 국가의 책임을 규명하고자 제기한 국가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대법원이 국가의 폭력을 인정한 판결이 내려진 이후, 동두천시에 위치한 성병관리소를 보존하고 미군위안부 피해 여성들을 위한 조치를 요구하는 ‘공동대책위원회’가 지난 20일 출범했다. "우린 태어난 이 나라에서 버려졌습니다. 우리나라가 개입하여 만든 기지촌 거기서 우리는 폭력과 갈취, 이용만 당했습니다. 아무도 우리 입장을 생각해주지 않았습니다. 국가는 기지촌을 들어가게 만든 직업소개소와 포주를 다 묵인해주었습니다. 성병 검진은 미군을 위해서 한 거지 우리를 위해서 한 것이 아닙니다." 이 말은 미군위안부 생존자들의 증언을 출범식 선언문에 담은 글이다. 또 "미군 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경험은 지워야 할 역사가 아니라 우리 공동체가 성찰하고 반성해야 할 역사이며, 그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공간은 역사적으로 보존할 가치가 높은 것이다. 우리는 긴 세월 동안 기지촌 여성의 역사를 ‘망각’하려고 노력했고 그 역사의 진실에 침묵했다. 그렇게 동두천 성병관리소의 진실은 사라질 뻔했다"고 주장했다. ‘망각의 물줄기 흐름을 바꾸는 첫걸음’을 선언한 이날 출범식에서, 이들은 국가에 대한 책임과 사과, 그리고 지원과 명예회복을 요구했다. 또한, 동두천시의 성병관리소를 포함하여 미군위안부 제도의 역사를 잊지 않고 반성하며, 공동체의 인권과 평화를 이야기하고 배우는 공간으로 보존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출범식에서는 동두천시의 성병관리소를 보존하고 미군위안부 피해 여성들을 위한 조치를 요구하는 다양한 결의안이 제시됐다. 이를 통해, 미군위안부제도의 폭력과 피해를 인식하고, 그 역사를 공유하며 바로잡는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미군위안부 생존자들의 피해는 과거의 역사일 뿐 아니라, 현재와 미래에도 영향을 미치는 문제이다. 이번 출범식을 계기로, 우리는 미군위안부 피해 여성들에 대한 정의와 지원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그 역사를 공유하며 바로잡는 노력을 이어나가야 한다. 이를 통해, 미군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희생과 고통이 잊혀지지 않고, 우리 사회가 더욱 진보된 인권과 평화를 추구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성병 관리소를 "한국 근현대사의 아픈 과거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간주하며, 경기도 여성인권 박물관으로 조성하자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동두천 성병관리소는 미군 위안부들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후대에게 전하기 위해 성병 관리를 위해 운영되었던 곳으로, 현재는 경기 지역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다. 그러나 동두천시는 이 지역을 개발하고 있어 성병관리소 건물을 매입하고 철거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동두천시는 소요산 주변 지역 개발을 추진하면서 성병관리소 건물을 매입해 이를 포함한 개발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 동두천시는 도심 속에 남아있는 옛 성병관리소 건물과 부지를 매입하여 철거할 예정이라고 지난 2월 밝혔다. 소요산 초입, 동두천시 상봉암동 8번지에 위치한 이 건물은 6.25 전쟁 이후 미군 상대 성매매 업소가 들어서자 정부가 성매매 종사자들의 성병 관리를 위해 설치한 시설로, 1973년부터 운영되었으며, 1996년 폐쇄됐다. 소요산 공영주차장 인근 6408㎡에 지상 2층, 건물 전체면적 670㎡ 규모로 지어진 이 건물은 폐쇄된 지 30년 가까이 됐지만 벽면과 천장이 무너져 철골이 드러난 채로 방치돼 도심 속 흉물이 됐다. 이곳은 미군위안부 여성들이 ‘낙검자수용소’로 부르던 곳이었다. 1970~80년대 군사독재정권 시절, 국가가 나서서 미군위안부 여성들을 ‘애국자’ 혹은 ‘민간외교관’이라 추켜세우며 성매매를 독려했다. ‘깨끗한 몸’을 미군에 제공하기 위해 미군위안부 여성들의 성병을 관리하던 ‘낙검자수용소’의 정식명칭은 ‘성병관리소’다. 경기도 여러 곳에 있었지만, 다 없어지고 동두천시의 성병관리소만 유일하게 남아있다. 이에 대해 지역 시민단체들은 성병관리소의 보존을 촉구하며, 이를 한국 근현대사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조성하자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공대위에 따르면 성병관리소는 한국 여성들이 미군에게 상납되는 과정에서 성매매를 독려했고, 성병으로부터 깨끗한 여성을 미군에 상납하기 위해 미군이 있는 곳에 세워졌다. 검사 과정은 치욕적이었으며, 성병에 걸린 여성은 성병관리소(낙검자수용소)에 수용되었다. 이곳에서는 미국인을 기준으로 한 고단위 항생제가 일률적으로 투여되었고, 여성들은 이로 인한 부작용으로 고통받았다. 성병관리소를 철거하는 것은 이러한 역사의 흔적을 지우는 것이며, 이를 보존하는 것은 역사적 사실을 기억하고 후세에 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경기도 여성가족재단도 거들고 나섰다. 여성가족재단은 동두천 성병관리소를 근대건축문화유산으로 등록하여 보존하고, 경기도 여성인권평화박물관으로 조성하자는 제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철거 대신 성병관리소를 문화유산으로 보존하여 기지촌 역사박물관으로 조성하거나 인권과 평화를 위한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제안이다. 이를 통해 앞서간 사람들의 아픔과 실수를 기억하고,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밑거름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 이러한 노력은 한미 관계가 좀 더 평등하고, 더 나은 사회를 희망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동두천시는 성병 관리소를 철거할 것인지에 대한 여론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현재 추진 중인 '소요산 관광지 확대 개발 사업'과 연계해 성병관리소 건물을 철거하고 부지를 개발할 계획이다. 박형덕 동두천시장은 "그동안 사유재산이라는 이유로 행정적 관리가 어려웠던 해당 건물과 부지를 시가 매입하기로 했다"며 "흉물로 방치된 폐건물에 대한 주민 민원을 해소하고 관광객들이 쾌적하고 편안하게 소요산 일대를 즐길 수 있도록 사업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성병관리소 보존공동대책위가 출범하면서 난항이 예상된다. 경기 지역 약 10개 시민단체가 참여하며,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공동대책위는 지난 20일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면서 미군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인권을 지키기 위한 첫걸음으로써, 동두천시 성병관리소 보존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대위에 따르면 2014년 6월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미군위안부 피해 여성 생존자 122명은, 미군위안부 제도의 국가 책임을 규명하고자 국가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과정에서 미군위안부 제도의 역사적 사실과 그 피해를 명확하게 밝히고, 국가의 공식 사죄와 배상을 요구한 것이다. 그러나 소송 기간은 계속 길어져서 1심 판결이 2017년 1월에, 항소심인 2심 판결은 2018년 2월에, 최종심인 대법원은 소송이 시작된 지 무려 8년만인 지난해 2022년 9월 29일에야, 기지촌 성병관리소를 운영한 것이 정부 주도의 국가폭력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위안부 여성들이 그 폭력의 피해자라고 ‘역사적인’ 판결을 내렸다. 사법부 판결에서 알 수 있듯이,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만들었으나 반인권적인 성병관리소의 폭력적인 실태는 국가배상 청구 소송에서도 중요한 쟁점이었다. 이처럼 성병관리소는 정부가 미군위안부 여성의 인권을 짓밟은 현장이다. 이러한 역사적인 배경을 갖고 있어서, 대한민국 정부와 미군 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인권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 공대위는 지난해 9월 대법원 판결을 되새기며, 유일하게 남은 성병관리소 건축물을 보존하고 기억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에 대해 동두천시 관계자는 "용역을 진행하면서 성병관리소를 철거하는 것이 맞는지 존치하는 것이 맞는지 의견을 묻는 여론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가 동두천시와 소요산 개발계획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민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폴란드가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철거하고, 그 위에 공장이나 공원을 지었다면 어땠을까? 박형덕 시장이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한 말처럼 ‘역사적 책임에는 시효가 없다. 우리는 끝까지 죄송하다’ 이 한마디만 한다면, 결과는 달라질 것이다. 정부는 물론 지자체도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동두천 성병관리소는 철거 대신 보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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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 5부] 동두천, 평화와 역사의 도시로 거듭나야 한다
(동두천 자연휴양림) [NGN뉴스=사람 이야기]양상현 기자=경기 동두천의 소요산은 이제 자연의 명소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세대가 함께 경험하고 소통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으로 거듭날 준비를 해야 한다. 바로 '박물관 클러스터'라는 새로운 개념을 통해서 말이다. 이 클러스터는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과 자유수호평화박물관 사이에 위치한 성병관리소 부지를 평화치유박물관 혹은 동두천역사박물관으로 탈바꿈시키는 계획을 중심으로 한다. 이는 단순히 박물관이 늘어나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그 안에는 평화와 치유, 역사의 가치를 되새기고, 지역사회의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깊은 고민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 모든 세대를 위한 박물관, 평화의 정원으로 이어지다 우리가 제시하는 '박물관 클러스터'는 어린이부터 청소년, 청년, 노인까지 모든 세대가 방문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에서는 어린이들이 미래와 희망을 꿈꾸며 상상력을 키울 수 있다. 이곳은 그들의 첫 발걸음이다. 자유수호평화박물관에서는 전쟁의 상처와 고통을 기억하며 평화의 소중함을 배우게 된다. 전쟁은 단순한 과거가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를 위해 얼마나 많은 이들이 희생했는지를 되새기는 시간이다. 그리고 성병관리소가 평화치유박물관 혹은 동두천역사박물관으로 변모한다면, 이곳은 역사의 무게를 짊어진 동두천의 이야기를 담아낼 뿐만 아니라, 치유와 인권의 가치를 중심에 둔 새로운 문화 공간이 될 것이다. 성병관리소는 그 이름만으로도 과거의 아픔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그것을 새로운 박물관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은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 공간의 마당은 평화의 정원이 되어, 방문객들이 밝고 환한 자연 속에서 평화와 치유의 의미를 몸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가 될 것이다. 평화의 텃밭에서 심고 가꾸는 작물들은 단순한 농작물이 아니라, 평화와 협력을 상징하는 소중한 상징물이 된다. ▣ 평화의 도시, 동두천을 세계에 알리다 동두천이 평화의 도시로 거듭난다는 비전은 단지 지역 주민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박물관 클러스터는 전 세계의 사람들이 평화와 인권, 치유의 상징으로 동두천을 찾게 만들 수 있는 거대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세계 평화를 이야기하려면, 동두천에 와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 도시가 평화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특히, 평화치유박물관이 여성이 역사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조명하게 된다면, 이는 동두천을 단순한 박물관의 집합체가 아닌, 역사적 교훈과 인권의 도시로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인권과 여성의 역할을 중심으로 한 박물관은 그 자체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기능할 것이다. 동두천에서 여성이 역사에 기여한 바를 알고 싶다면, 꼭 이곳에 와야 한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 지역 경제와 공동체 활성화의 길 이러한 비전 속에서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지 않을 리 없다. 박물관 클러스터는 단순히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 이상의 가치를 제공한다. 지역 주민들은 박물관을 통해 자신들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아이들과 청소년은 새로운 배움을 얻으며, 어른들은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들이 공유하는 경험은 지역 공동체를 더욱 강하게 묶는 힘이 될 것이다. 이는 단순한 경제적 부흥을 넘어, 공동체가 스스로 자립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지역 개발이 아니고 무엇인가? 우리가 추구하는 선한 영향력이 아니고 무엇인가? 박물관 클러스터를 통해 동두천이 평화의 도시로, 역사의 중심지로 거듭나길 바라는 이 계획은 단순한 아이디어가 아니다. 이는 지역 사회의 삶을 바꾸고, 더 나아가 세계와 연결될 수 있는 거대한 힘을 지닌 비전이다. ▣ 평화와 치유의 길로 나아가는 동두천 동두천은 이미 그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이제는 그 잠재력을 현실로 만들어야 할 때다. 성병관리소를 새로운 박물관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그 첫걸음이다. 그곳은 단순한 과거의 흔적이 아닌,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길목이 되어야 한다. 그 길 위에서 우리는 평화와 치유, 그리고 모든 세대가 함께 어우러지는 동두천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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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 4부] 기지촌, 치열한 삶의 흔적이 된 공간
[NGN뉴스=사람 이야기]양상현 기자=기지촌. 그 이름을 들으면 대부분 사람들은 미군 기지 근처에 형성된 유흥가를 떠올린다. 미군을 대상으로 한 클럽, 바, 그리고 여성들이 기지촌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굳어졌다. 그러나 그 속에 담긴 복잡한 삶의 이야기, 그 삶을 지탱해온 다양한 사람들과 직업들은 우리가 쉽게 잊어버리는 역사다. 기지촌은 단순히 외국 군대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그 안에서 생계를 위해 치열하게 살아온 사람들이 모여 만든 작은 사회였다. ▣ 기지촌, 생계와 문화의 복합체 기지촌의 골목을 걷다 보면 그곳은 그저 유흥업소로만 가득 차 있지 않았다. 미군들의 요구에 맞춘 테일러샵이 한집 건너 자리잡고 있었고, 서양식 양복을 만드는 기술이 그곳에서 꽃을 피웠다. 초상화나 인두화(뜨거운 도구로 나무를 태워 그리는 그림)를 그리는 예술가들도 있었다. 기지촌은 그 자체로 독특한 예술과 문화를 만들어내는 공간이었다. 이는 단순히 경제적인 교류를 넘어, 동서양의 문화가 만나며 새로운 표현 방식들이 태어난 곳이기도 했다. 음식 또한 기지촌의 독특한 요소 중 하나였다. 햄버거, 피자, 스테이크 같은 서양 음식부터 한국의 라면, 김밥, 튀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다. 기지촌은 마치 국제적인 시장처럼 다양한 음식과 문화를 한데 모은 공간이었다. 이러한 다채로움은 동두천의 주민들에게 새로운 맛과 문화를 소개하며 지역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 기지촌의 그늘, 그러나 그 속에서도 살아온 사람들 기지촌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삶은 대개 고통스럽고 힘겨웠다. 그들의 몸과 마음을 치료하던 약국이 기지촌 곳곳에 자리했던 것은 그들의 고단한 삶을 대변한다. 기지촌에는 'PAWNSHOP(전당포)'이라는 미군 물품을 사고파는 가게들도 있었다. 사람들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가재도구와 귀중품을 팔고 또 사들였다. 이 모든 것은 기지촌이 그저 미군의 욕구를 위한 공간이 아니라, 그 안에서 스스로 삶을 만들어가려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공간이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곳에서 일하던 테일러, 예술가, 약사, 음식점 주인들은 역사의 무대에서 쉽게 잊혔다. 그들은 일상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살아왔지만, 그 삶의 흔적은 제대로 기록되지도 기억되지도 못했다. 기지촌의 여성들이 겪은 고통은 비참했지만, 그 속에서도 다양한 직업과 삶의 방식이 공존했다는 사실은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한다. ▣ 기지촌의 역사를 박물관으로 성병관리소를 보존하고 리모델링하여 그곳에 동두천의 발전과 치열한 삶을 조명하는 박물관이 세워진다면 어떨까? 그 박물관은 단순히 기지촌을 비판하거나 미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 그들이 이루어낸 문화적 교류와 생존의 흔적을 담아내는 공간이 될 것이다. 이 박물관은 기지촌의 여성들만이 아니라, 그 안에서 자신의 일을 찾아 치열하게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어야 한다. 테일러샵에서 양복을 만들던 사람들, 초상화를 그리며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한 이들, 그리고 여러 나라의 음식을 만들어낸 요리사들까지, 그 모두가 기지촌의 역사에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동두천의 자부심을 살려내는 이야기 우리는 동두천의 기지촌을 단순히 부끄러운 과거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왔는지를 기억해야 한다. 그들이 그곳에서 일구어낸 작은 문화, 생활의 흔적은 지역사회의 정체성과 맞닿아 있다. 성병관리소가 새로운 박물관으로 변모하면서 그들의 이야기가 담긴 공간이 된다면, 동두천 사람들의 자부심을 되살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동두천이 그저 지나가는 작은 도시가 아니라, 사람들의 땀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삶의 흔적이 깊이 새겨진 곳이라는 사실을 세상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여기에 있다. 기지촌을 통해 우리는 동두천이 단순한 유흥가가 아니라, 그 안에서 피어난 사람들의 삶과 역사가 있는 장소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박물관은 그들의 치열한 삶을 이야기하는 새로운 공간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동두천은 역사적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미래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는 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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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 3부] 역사는 분리수거되지 않는다
[NGN뉴스=사람 이야기]양상현 기자=동두천은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우리가 이 도시의 과거를 바라볼 때, 어떤 이야기를 선택하고 어떤 이야기를 지워야 할까? 역사를 취사선택하는 것은 과연 가능한 일일까? 동두천의 '찾고 잇다' 아카이빙 작업을 통해, 이 도시가 얼마나 풍부한 역사적 자산을 품고 있는지 알게 되었고, 그곳이 미래의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하지만 여전히 동두천의 일부 역사는 외면당하고, 그 가치가 충분히 인정되지 못한 채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 (경기도 등록문화재) 첫 번째로 기억해야 할 곳은 노르매시, 한국전쟁 당시 부상자들을 치료하던 노르웨이 야전병원이 있던 장소다. 노르매시는 오랜 시간 동두천의 숨겨진 역사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2021년에 아카이빙 작업을 통해 그 가치를 재조명하며, 마침내 등록문화재로 인정받는 성과를 이뤘다. 이곳은 단순히 전쟁의 아픔을 기억하는 장소를 넘어, 평화를 상징하는 중요한 유산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와 같은 역사적 가치를 지닌 곳 중 일부는 보존되지 못하고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장소가 바로 성병관리소다. 성병관리소는 미군 기지촌과 함께 동두천의 아픈 역사를 품고 있는 장소지만, 철거 대상으로 논의되고 있다. 이곳이 동두천의 경제적 발전과 문화적 부흥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우리는 과연 역사를 이렇게 분리수거할 수 있는가? ▣역사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노르매시는 보존의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성병관리소는 그렇지 않다. 동두천의 과거를 이야기할 때, 어떤 역사는 '기억할 가치'가 있고, 어떤 역사는 '잊혀도 되는 것'으로 취급된다. 그러나 역사는 그렇게 흑백 논리로 판단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역사의 가치는 단지 경제적 이익에 따라 결정되지 않는다. 오히려 보존과 활용을 통해, 우리는 그 속에서 더 큰 의미와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성병관리소는 단순히 불편한 과거의 흔적이 아니라, 동두천이 걸어온 길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장소다. 그곳에서 일어난 일들은 동두천의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변화를 증언하고 있으며,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지역 주민들의 삶과 직결된다. 이를 없앤다면, 우리는 그저 공간 하나를 잃는 것이 아니라, 동두천의 일부를 지우게 되는 것이다. ▣ 보존과 발전, 두 가지가 함께 갈 수 있다 우리는 흔히 역사를 보존하는 일이 경제적 발전과 상충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보존은 오히려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다. 보존된 역사는 단지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미래의 자원이 된다. 성병관리소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그곳이 단순히 미군 기지촌의 유흥을 상징하는 공간으로만 남아서는 안 된다. 오히려 그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박물관이 될 수 있다면, 동두천은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노르매시가 그랬듯이, 성병관리소 역시 동두천의 문화적, 역사적 자산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이곳을 평화와 치유의 상징으로 변모시키는 것은 단순히 한 건물의 재활용을 넘어, 동두천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모든 세대가 방문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으로 만들어진다면, 그곳은 동두천의 자부심이 될 것이다. ▣ 역사의 선택은 미래를 결정한다 동두천의 아카이빙 작업을 통해 우리는 17곳의 기억해야 할 장소들을 발굴해냈다. 이곳들은 단순히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동두천의 발전과 미래를 이끌어갈 원동력이다. 이 공간들을 지키고, 그 가치를 재발견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그 역사를 단순히 철거하고 지우는 것이 아니라, 활용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창출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지역 발전이다. 우리는 더 이상 역사를 분리수거할 수 없다. 어느 역사도, 어느 이야기도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다. 동두천의 발전은 바로 그 역사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미래를 찾는 데서 시작될 것이다. 동두천이 다시 한번 역사의 무대에 서는 날을 기대하며, 우리는 그 길을 함께 걸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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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 2부] 장소가 사라지면 기억도 사라진다
[NGN뉴스=사람이야기]양상현 기자=어떤 장소가 사라질 때, 그곳에 담긴 기억도 함께 사라진다. 이는 단순히 건물 하나의 철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장소에 깃든 사람들의 삶, 아픔, 그리고 그로 인한 치유의 과정도 함께 지워지는 것이다. 역사를 보존하는 일은 그 자체로 치유의 과정이기도 하다. 우리가 과거를 잊고 미래만을 바라보며 개발을 추구할 때, 그로 인해 잃어버리는 것들은 무엇일까? 성병관리소와 같은 공간은 동두천의 아픈 역사를 담고 있다. 그곳에서 벌어진 일들은 비극적이었을지라도, 그 자체로 도시의 일부이자 기억해야 할 역사의 조각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 아픔을 더 이상 꺼내고 싶지 않아 하며, 그 장소가 사라지길 바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역사의 상처를 외면하는 것이 진정한 치유가 될 수 있을까?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그 고통은 단지 피해자 가족들만의 것이 아니었다. 우리 모두가 그 사건의 당사자였다. 우리 모두가 상처받았고, 그 슬픔을 함께 짊어졌다. 마찬가지로, 동두천의 역사적 상처 역시 특정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다. 성병관리소가 담고 있는 기억은, 그곳을 거쳐간 사람들만이 아닌, 우리 사회 전체가 품고 있는 상처다. 그것을 지우는 것은 단순히 장소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부를 지우는 것이다. ▣기억을 보존하는 것은 모두의 책임이다 역사를 기억하고, 보존하는 일은 단지 건물의 보존을 넘어선다. 그것은 우리의 존엄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성병관리소는 그 자체로 상처의 흔적이지만, 그 상처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그곳을 없애버리고 새로운 건물을 세우는 것은 쉬운 일이겠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과연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독일이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그대로 두고 기억하는 이유는, 그곳이 단순히 비극의 상징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폭력을 기억하고,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경계하는 상징이다. 만약 그 자리에 호텔을 지었다면, 독일 국민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었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곳은 잔혹한 과거를 기억하며, 동시에 치유와 반성을 위한 장소로 남아 있다. 성병관리소 역시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 그곳을 없애는 대신, 치유와 기억의 장소로 변모시킨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찾고,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과거를 덮고 새로운 건물을 세우는 것만이 발전은 아니다. 우리는 역사를 직시하고, 그 안에서 치유의 길을 찾아야 한다. ▣ 개발이 모든 해답은 아니다 동두천의 개발 계획은 마치 역사를 지우고 새로운 미래만을 바라보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역사를 외면한 발전이 과연 진정한 발전일까? 우리 국민들은 단지 새로운 호텔이나 빌딩에만 관심을 두는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우리의 과거를 기억하고, 그 속에서 배울 수 있는 민족이다. 그 과거가 아무리 아프더라도, 그 속에서 치유의 길을 찾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다. 개발론자들은 종종 국민들을 단순한 소비자로만 본다. 멋진 건물을 지어주면, 거기에 와서 돈을 쓰고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기억할 장소를 원하고, 그 안에서 우리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성병관리소와 같은 곳을 보존하는 것은 단지 과거를 붙들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역사를 인정하고, 그 속에서 치유와 반성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 치유를 위한 보존, 그리고 미래를 위한 기억 장소가 사라지면 기억도 함께 사라진다. 우리는 과거의 상처를 직시하고, 그 상처를 통해 치유를 이루어나가야 한다. 성병관리소가 단순히 없애버려야 할 공간이 아니라, 동두천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그 기억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장소로 변모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발전이며, 우리 모두가 책임져야 할 일이다. 동두천의 역사는 우리 모두의 것이다. 그 역사를 지키고, 기억하는 일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우리의 존엄과 미래를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다. 우리는 그 과거를 잊어서는 안 된다. 기억을 통해 치유의 길을 열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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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논란 속 드러난 동두천 행정의 민낯: 예산 낭비와 절차적 위법의 그림자
- [NGN뉴스=사람 이야기]양상현 기자=최근 동두천시가 추진하는 옛 성병관리소 철거가 예산 낭비와 절차적 위법 문제로 지역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동두천 옛성병관리소 철거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시의 독단적인 행정 처리 방식을 강하게 비판하며 박형덕 시장에 대한 공익감사 청구와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시민들은 공유재산법을 무시한 시의 예산 집행 방식을 문제 삼으며, 더욱 확산된 거리 서명운동과 촛불 문화제를 통해 강한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옛 성병관리소 철거를 둘러싼 갈등, 갈수록 격화 동두천시의 옛 성병관리소 철거를 둘러싼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동두천 옛성병관리소 철거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동두천시가 강제수용소로 알려진 성병관리소 철거를 진행하며 공유재산법을 위반하고 예산 낭비를 초래했다고 주장하며, 박형덕 시장에 대한 공익감사 청구 운동을 확대할 방침이다. 8일 공대위에 따르면, 동두천시는 지난 11월 5일 약 6,500만 원 규모의 철거 용역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했다. 이는 성병관리소 철거가 당초 계획된 기간 내에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인데, 시 측에서 과업 지시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결과로 보인다. 공대위는 시가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철거업체와의 계약을 추진하려는 시도는 예산을 낭비할 위험이 크다고 비판하고 있다. 공대위는 “동두천시는 공유재산법과 지방재정법을 어기고, 예산을 낭비하면서도 철거를 강행하려 하고 있다. 이러한 무리한 추진이 더 큰 시민 저항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 동두천시의 일방적 행정: 예산 낭비와 편법 계약의 악순환 동두천시는 최근 성병관리소 철거를 위한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이 철거업체와 계약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공대위는 이로 인해 예산 낭비가 우려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철거 작업이 지연되고 기존 계약이 해지되는 과정에서 이미 약 6,500만 원의 비용이 소모됐고, 새 계약이 체결되면 예산이 추가로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 현재 총 2억 2천만 원에 달하는 예산 집행 계획이 시의회 승인도 없이 진행될 조짐을 보이면서, 공대위는 이를 "시민의 세금을 남용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공대위의 김대용 공동대표는 "동두천시는 절차를 무시한 채 예산을 소모하며 철거를 강행하고 있다"며, 시의 비민주적 행정 태도를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공유재산법과 지방재정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며 시의 신뢰도는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예산 사용의 투명성과 책임성은 모든 행정에서 기본 중의 기본이다.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가 절차를 무시하고 예산을 무분별하게 낭비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온다. ▣ 시민의 저항: 거리 서명운동과 촛불 문화제의 확산 공대위는 동두천시의 독단적인 행정에 맞서 주말 동안 시내 전역에서 서명운동을 확대할 예정이다.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에게 철거 강행의 부당함을 알리고 공익감사 청구에 대한 동참을 호소하는 방식으로, 주말 서명운동은 동두천 내 시민 저항의 주요 창구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오는 11월 10일 예정된 촛불 문화제에서는 시민들과의 연대를 통해 강력한 반대 의지를 드러낼 계획이다. 천주교 의정부교구 정의평화위원회도 연대의 일환으로 성병관리소의 역사적 고통을 기억하고 치유하기 위한 미사를 주기적으로 열고 있다. 정의평화위원회의 최재영 신부는 “이곳은 고통의 역사를 치유할 공간이 되어야 한다”며, 성병관리소 부지가 지닌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했다. 이는 단순한 철거가 아닌, 과거의 상처를 되돌아보며 기억을 통해 미래를 계획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 불신의 연쇄: 법적 대응으로 가는 지역사회 갈등의 심화 공대위는 동두천시가 성병관리소 부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지방재정법과 공유재산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사법기관에 정식 수사를 요청할 방침을 밝혔다. 시가 예산을 무리하게 집행하고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일삼는 행정적 남용에 대해 강력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인 것이다. 이번 갈등이 법정 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높다. 공대위 관계자는 “시가 시민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철거를 강행하려 한다면, 우리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를 저지할 것”이라고 밝히며, 동두천시가 예산 낭비를 멈추지 않으면 갈등의 고리가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 성병관리소 철거, 역사와 기억의 가치를 무시할 것인가? 이번 철거 논란은 단순한 시설 정리가 아닌, 역사와 기억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성병관리소는 동두천의 아픈 과거와 사회적 고통의 현장이었다. 그 기억을 치유와 반성의 공간으로 남겨두고자 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는 ‘철거’라는 단어 뒤에 가려져서는 안 된다. 시민들은 단순한 철거가 아니라 이 공간이 어떤 형태로든 역사적 의미를 지닐 수 있도록 남겨지길 원하고 있다. 동두천시는 시민의 의견을 반영해 성병관리소 부지를 단순한 정비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기억과 반성의 공간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지방자치란 시민의 의사와 감정이 반영되는 행정이어야 한다. 이번 사태를 통해 동두천시는 지방자치의 의미와 그 책임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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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논란 속 드러난 동두천 행정의 민낯: 예산 낭비와 절차적 위법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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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 6부] 동두천 성병관리소 철거 대신 보존해야
- [NGN뉴스=사람 이야기]양상현 기자=한국 근현대사의 중요한 상징물인 동두천 성병관리소가 철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결정은 한국사의 아픈 과거를 지워버리는 일이며, 이를 보존하여 후대에 전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폴란드의 경우, 전쟁 후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철거하지는 않았다. 1970년,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는 아우슈비츠에서 600만 명의 희생자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 또 독일 의회는 1979년 ‘나치 전범에 대한 시효는 없다’라고 선포까지 했다. 이 선포는 독일의 과거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을 의미한다. 독일은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했다. 2022년,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역사적 책임에는 시효가 없다. 우리는 끝까지 죄송하다"며 폴란드에서 2차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만행에 대해 또 다시 사과했다. 이 사과는 진심이 느껴졌고, 폴란드 국민들은 이를 용서했다. 이처럼 명분은 피해자가 찾는 게 아니라 가해자가 스스로 제공 해야 한다. 미군위안부 생존자들이 국가의 책임을 규명하고자 제기한 국가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대법원이 국가의 폭력을 인정한 판결이 내려진 이후, 동두천시에 위치한 성병관리소를 보존하고 미군위안부 피해 여성들을 위한 조치를 요구하는 ‘공동대책위원회’가 지난 20일 출범했다. "우린 태어난 이 나라에서 버려졌습니다. 우리나라가 개입하여 만든 기지촌 거기서 우리는 폭력과 갈취, 이용만 당했습니다. 아무도 우리 입장을 생각해주지 않았습니다. 국가는 기지촌을 들어가게 만든 직업소개소와 포주를 다 묵인해주었습니다. 성병 검진은 미군을 위해서 한 거지 우리를 위해서 한 것이 아닙니다." 이 말은 미군위안부 생존자들의 증언을 출범식 선언문에 담은 글이다. 또 "미군 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경험은 지워야 할 역사가 아니라 우리 공동체가 성찰하고 반성해야 할 역사이며, 그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공간은 역사적으로 보존할 가치가 높은 것이다. 우리는 긴 세월 동안 기지촌 여성의 역사를 ‘망각’하려고 노력했고 그 역사의 진실에 침묵했다. 그렇게 동두천 성병관리소의 진실은 사라질 뻔했다"고 주장했다. ‘망각의 물줄기 흐름을 바꾸는 첫걸음’을 선언한 이날 출범식에서, 이들은 국가에 대한 책임과 사과, 그리고 지원과 명예회복을 요구했다. 또한, 동두천시의 성병관리소를 포함하여 미군위안부 제도의 역사를 잊지 않고 반성하며, 공동체의 인권과 평화를 이야기하고 배우는 공간으로 보존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출범식에서는 동두천시의 성병관리소를 보존하고 미군위안부 피해 여성들을 위한 조치를 요구하는 다양한 결의안이 제시됐다. 이를 통해, 미군위안부제도의 폭력과 피해를 인식하고, 그 역사를 공유하며 바로잡는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미군위안부 생존자들의 피해는 과거의 역사일 뿐 아니라, 현재와 미래에도 영향을 미치는 문제이다. 이번 출범식을 계기로, 우리는 미군위안부 피해 여성들에 대한 정의와 지원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그 역사를 공유하며 바로잡는 노력을 이어나가야 한다. 이를 통해, 미군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희생과 고통이 잊혀지지 않고, 우리 사회가 더욱 진보된 인권과 평화를 추구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성병 관리소를 "한국 근현대사의 아픈 과거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간주하며, 경기도 여성인권 박물관으로 조성하자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동두천 성병관리소는 미군 위안부들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후대에게 전하기 위해 성병 관리를 위해 운영되었던 곳으로, 현재는 경기 지역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다. 그러나 동두천시는 이 지역을 개발하고 있어 성병관리소 건물을 매입하고 철거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동두천시는 소요산 주변 지역 개발을 추진하면서 성병관리소 건물을 매입해 이를 포함한 개발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 동두천시는 도심 속에 남아있는 옛 성병관리소 건물과 부지를 매입하여 철거할 예정이라고 지난 2월 밝혔다. 소요산 초입, 동두천시 상봉암동 8번지에 위치한 이 건물은 6.25 전쟁 이후 미군 상대 성매매 업소가 들어서자 정부가 성매매 종사자들의 성병 관리를 위해 설치한 시설로, 1973년부터 운영되었으며, 1996년 폐쇄됐다. 소요산 공영주차장 인근 6408㎡에 지상 2층, 건물 전체면적 670㎡ 규모로 지어진 이 건물은 폐쇄된 지 30년 가까이 됐지만 벽면과 천장이 무너져 철골이 드러난 채로 방치돼 도심 속 흉물이 됐다. 이곳은 미군위안부 여성들이 ‘낙검자수용소’로 부르던 곳이었다. 1970~80년대 군사독재정권 시절, 국가가 나서서 미군위안부 여성들을 ‘애국자’ 혹은 ‘민간외교관’이라 추켜세우며 성매매를 독려했다. ‘깨끗한 몸’을 미군에 제공하기 위해 미군위안부 여성들의 성병을 관리하던 ‘낙검자수용소’의 정식명칭은 ‘성병관리소’다. 경기도 여러 곳에 있었지만, 다 없어지고 동두천시의 성병관리소만 유일하게 남아있다. 이에 대해 지역 시민단체들은 성병관리소의 보존을 촉구하며, 이를 한국 근현대사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조성하자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공대위에 따르면 성병관리소는 한국 여성들이 미군에게 상납되는 과정에서 성매매를 독려했고, 성병으로부터 깨끗한 여성을 미군에 상납하기 위해 미군이 있는 곳에 세워졌다. 검사 과정은 치욕적이었으며, 성병에 걸린 여성은 성병관리소(낙검자수용소)에 수용되었다. 이곳에서는 미국인을 기준으로 한 고단위 항생제가 일률적으로 투여되었고, 여성들은 이로 인한 부작용으로 고통받았다. 성병관리소를 철거하는 것은 이러한 역사의 흔적을 지우는 것이며, 이를 보존하는 것은 역사적 사실을 기억하고 후세에 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경기도 여성가족재단도 거들고 나섰다. 여성가족재단은 동두천 성병관리소를 근대건축문화유산으로 등록하여 보존하고, 경기도 여성인권평화박물관으로 조성하자는 제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철거 대신 성병관리소를 문화유산으로 보존하여 기지촌 역사박물관으로 조성하거나 인권과 평화를 위한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제안이다. 이를 통해 앞서간 사람들의 아픔과 실수를 기억하고,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밑거름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 이러한 노력은 한미 관계가 좀 더 평등하고, 더 나은 사회를 희망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동두천시는 성병 관리소를 철거할 것인지에 대한 여론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현재 추진 중인 '소요산 관광지 확대 개발 사업'과 연계해 성병관리소 건물을 철거하고 부지를 개발할 계획이다. 박형덕 동두천시장은 "그동안 사유재산이라는 이유로 행정적 관리가 어려웠던 해당 건물과 부지를 시가 매입하기로 했다"며 "흉물로 방치된 폐건물에 대한 주민 민원을 해소하고 관광객들이 쾌적하고 편안하게 소요산 일대를 즐길 수 있도록 사업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성병관리소 보존공동대책위가 출범하면서 난항이 예상된다. 경기 지역 약 10개 시민단체가 참여하며,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공동대책위는 지난 20일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면서 미군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인권을 지키기 위한 첫걸음으로써, 동두천시 성병관리소 보존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대위에 따르면 2014년 6월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미군위안부 피해 여성 생존자 122명은, 미군위안부 제도의 국가 책임을 규명하고자 국가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과정에서 미군위안부 제도의 역사적 사실과 그 피해를 명확하게 밝히고, 국가의 공식 사죄와 배상을 요구한 것이다. 그러나 소송 기간은 계속 길어져서 1심 판결이 2017년 1월에, 항소심인 2심 판결은 2018년 2월에, 최종심인 대법원은 소송이 시작된 지 무려 8년만인 지난해 2022년 9월 29일에야, 기지촌 성병관리소를 운영한 것이 정부 주도의 국가폭력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위안부 여성들이 그 폭력의 피해자라고 ‘역사적인’ 판결을 내렸다. 사법부 판결에서 알 수 있듯이,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만들었으나 반인권적인 성병관리소의 폭력적인 실태는 국가배상 청구 소송에서도 중요한 쟁점이었다. 이처럼 성병관리소는 정부가 미군위안부 여성의 인권을 짓밟은 현장이다. 이러한 역사적인 배경을 갖고 있어서, 대한민국 정부와 미군 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인권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 공대위는 지난해 9월 대법원 판결을 되새기며, 유일하게 남은 성병관리소 건축물을 보존하고 기억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에 대해 동두천시 관계자는 "용역을 진행하면서 성병관리소를 철거하는 것이 맞는지 존치하는 것이 맞는지 의견을 묻는 여론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가 동두천시와 소요산 개발계획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민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폴란드가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철거하고, 그 위에 공장이나 공원을 지었다면 어땠을까? 박형덕 시장이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한 말처럼 ‘역사적 책임에는 시효가 없다. 우리는 끝까지 죄송하다’ 이 한마디만 한다면, 결과는 달라질 것이다. 정부는 물론 지자체도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동두천 성병관리소는 철거 대신 보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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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보도/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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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 6부] 동두천 성병관리소 철거 대신 보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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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 5부] 동두천, 평화와 역사의 도시로 거듭나야 한다
- (동두천 자연휴양림) [NGN뉴스=사람 이야기]양상현 기자=경기 동두천의 소요산은 이제 자연의 명소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세대가 함께 경험하고 소통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으로 거듭날 준비를 해야 한다. 바로 '박물관 클러스터'라는 새로운 개념을 통해서 말이다. 이 클러스터는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과 자유수호평화박물관 사이에 위치한 성병관리소 부지를 평화치유박물관 혹은 동두천역사박물관으로 탈바꿈시키는 계획을 중심으로 한다. 이는 단순히 박물관이 늘어나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그 안에는 평화와 치유, 역사의 가치를 되새기고, 지역사회의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깊은 고민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 모든 세대를 위한 박물관, 평화의 정원으로 이어지다 우리가 제시하는 '박물관 클러스터'는 어린이부터 청소년, 청년, 노인까지 모든 세대가 방문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에서는 어린이들이 미래와 희망을 꿈꾸며 상상력을 키울 수 있다. 이곳은 그들의 첫 발걸음이다. 자유수호평화박물관에서는 전쟁의 상처와 고통을 기억하며 평화의 소중함을 배우게 된다. 전쟁은 단순한 과거가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를 위해 얼마나 많은 이들이 희생했는지를 되새기는 시간이다. 그리고 성병관리소가 평화치유박물관 혹은 동두천역사박물관으로 변모한다면, 이곳은 역사의 무게를 짊어진 동두천의 이야기를 담아낼 뿐만 아니라, 치유와 인권의 가치를 중심에 둔 새로운 문화 공간이 될 것이다. 성병관리소는 그 이름만으로도 과거의 아픔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그것을 새로운 박물관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은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 공간의 마당은 평화의 정원이 되어, 방문객들이 밝고 환한 자연 속에서 평화와 치유의 의미를 몸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가 될 것이다. 평화의 텃밭에서 심고 가꾸는 작물들은 단순한 농작물이 아니라, 평화와 협력을 상징하는 소중한 상징물이 된다. ▣ 평화의 도시, 동두천을 세계에 알리다 동두천이 평화의 도시로 거듭난다는 비전은 단지 지역 주민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박물관 클러스터는 전 세계의 사람들이 평화와 인권, 치유의 상징으로 동두천을 찾게 만들 수 있는 거대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세계 평화를 이야기하려면, 동두천에 와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 도시가 평화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특히, 평화치유박물관이 여성이 역사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조명하게 된다면, 이는 동두천을 단순한 박물관의 집합체가 아닌, 역사적 교훈과 인권의 도시로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인권과 여성의 역할을 중심으로 한 박물관은 그 자체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기능할 것이다. 동두천에서 여성이 역사에 기여한 바를 알고 싶다면, 꼭 이곳에 와야 한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 지역 경제와 공동체 활성화의 길 이러한 비전 속에서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지 않을 리 없다. 박물관 클러스터는 단순히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 이상의 가치를 제공한다. 지역 주민들은 박물관을 통해 자신들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아이들과 청소년은 새로운 배움을 얻으며, 어른들은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들이 공유하는 경험은 지역 공동체를 더욱 강하게 묶는 힘이 될 것이다. 이는 단순한 경제적 부흥을 넘어, 공동체가 스스로 자립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지역 개발이 아니고 무엇인가? 우리가 추구하는 선한 영향력이 아니고 무엇인가? 박물관 클러스터를 통해 동두천이 평화의 도시로, 역사의 중심지로 거듭나길 바라는 이 계획은 단순한 아이디어가 아니다. 이는 지역 사회의 삶을 바꾸고, 더 나아가 세계와 연결될 수 있는 거대한 힘을 지닌 비전이다. ▣ 평화와 치유의 길로 나아가는 동두천 동두천은 이미 그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이제는 그 잠재력을 현실로 만들어야 할 때다. 성병관리소를 새로운 박물관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그 첫걸음이다. 그곳은 단순한 과거의 흔적이 아닌,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길목이 되어야 한다. 그 길 위에서 우리는 평화와 치유, 그리고 모든 세대가 함께 어우러지는 동두천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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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 5부] 동두천, 평화와 역사의 도시로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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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 4부] 기지촌, 치열한 삶의 흔적이 된 공간
- [NGN뉴스=사람 이야기]양상현 기자=기지촌. 그 이름을 들으면 대부분 사람들은 미군 기지 근처에 형성된 유흥가를 떠올린다. 미군을 대상으로 한 클럽, 바, 그리고 여성들이 기지촌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굳어졌다. 그러나 그 속에 담긴 복잡한 삶의 이야기, 그 삶을 지탱해온 다양한 사람들과 직업들은 우리가 쉽게 잊어버리는 역사다. 기지촌은 단순히 외국 군대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그 안에서 생계를 위해 치열하게 살아온 사람들이 모여 만든 작은 사회였다. ▣ 기지촌, 생계와 문화의 복합체 기지촌의 골목을 걷다 보면 그곳은 그저 유흥업소로만 가득 차 있지 않았다. 미군들의 요구에 맞춘 테일러샵이 한집 건너 자리잡고 있었고, 서양식 양복을 만드는 기술이 그곳에서 꽃을 피웠다. 초상화나 인두화(뜨거운 도구로 나무를 태워 그리는 그림)를 그리는 예술가들도 있었다. 기지촌은 그 자체로 독특한 예술과 문화를 만들어내는 공간이었다. 이는 단순히 경제적인 교류를 넘어, 동서양의 문화가 만나며 새로운 표현 방식들이 태어난 곳이기도 했다. 음식 또한 기지촌의 독특한 요소 중 하나였다. 햄버거, 피자, 스테이크 같은 서양 음식부터 한국의 라면, 김밥, 튀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다. 기지촌은 마치 국제적인 시장처럼 다양한 음식과 문화를 한데 모은 공간이었다. 이러한 다채로움은 동두천의 주민들에게 새로운 맛과 문화를 소개하며 지역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 기지촌의 그늘, 그러나 그 속에서도 살아온 사람들 기지촌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삶은 대개 고통스럽고 힘겨웠다. 그들의 몸과 마음을 치료하던 약국이 기지촌 곳곳에 자리했던 것은 그들의 고단한 삶을 대변한다. 기지촌에는 'PAWNSHOP(전당포)'이라는 미군 물품을 사고파는 가게들도 있었다. 사람들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가재도구와 귀중품을 팔고 또 사들였다. 이 모든 것은 기지촌이 그저 미군의 욕구를 위한 공간이 아니라, 그 안에서 스스로 삶을 만들어가려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공간이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곳에서 일하던 테일러, 예술가, 약사, 음식점 주인들은 역사의 무대에서 쉽게 잊혔다. 그들은 일상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살아왔지만, 그 삶의 흔적은 제대로 기록되지도 기억되지도 못했다. 기지촌의 여성들이 겪은 고통은 비참했지만, 그 속에서도 다양한 직업과 삶의 방식이 공존했다는 사실은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한다. ▣ 기지촌의 역사를 박물관으로 성병관리소를 보존하고 리모델링하여 그곳에 동두천의 발전과 치열한 삶을 조명하는 박물관이 세워진다면 어떨까? 그 박물관은 단순히 기지촌을 비판하거나 미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 그들이 이루어낸 문화적 교류와 생존의 흔적을 담아내는 공간이 될 것이다. 이 박물관은 기지촌의 여성들만이 아니라, 그 안에서 자신의 일을 찾아 치열하게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어야 한다. 테일러샵에서 양복을 만들던 사람들, 초상화를 그리며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한 이들, 그리고 여러 나라의 음식을 만들어낸 요리사들까지, 그 모두가 기지촌의 역사에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동두천의 자부심을 살려내는 이야기 우리는 동두천의 기지촌을 단순히 부끄러운 과거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왔는지를 기억해야 한다. 그들이 그곳에서 일구어낸 작은 문화, 생활의 흔적은 지역사회의 정체성과 맞닿아 있다. 성병관리소가 새로운 박물관으로 변모하면서 그들의 이야기가 담긴 공간이 된다면, 동두천 사람들의 자부심을 되살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동두천이 그저 지나가는 작은 도시가 아니라, 사람들의 땀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삶의 흔적이 깊이 새겨진 곳이라는 사실을 세상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여기에 있다. 기지촌을 통해 우리는 동두천이 단순한 유흥가가 아니라, 그 안에서 피어난 사람들의 삶과 역사가 있는 장소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박물관은 그들의 치열한 삶을 이야기하는 새로운 공간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동두천은 역사적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미래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는 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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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 4부] 기지촌, 치열한 삶의 흔적이 된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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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 3부] 역사는 분리수거되지 않는다
- [NGN뉴스=사람 이야기]양상현 기자=동두천은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우리가 이 도시의 과거를 바라볼 때, 어떤 이야기를 선택하고 어떤 이야기를 지워야 할까? 역사를 취사선택하는 것은 과연 가능한 일일까? 동두천의 '찾고 잇다' 아카이빙 작업을 통해, 이 도시가 얼마나 풍부한 역사적 자산을 품고 있는지 알게 되었고, 그곳이 미래의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하지만 여전히 동두천의 일부 역사는 외면당하고, 그 가치가 충분히 인정되지 못한 채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 (경기도 등록문화재) 첫 번째로 기억해야 할 곳은 노르매시, 한국전쟁 당시 부상자들을 치료하던 노르웨이 야전병원이 있던 장소다. 노르매시는 오랜 시간 동두천의 숨겨진 역사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2021년에 아카이빙 작업을 통해 그 가치를 재조명하며, 마침내 등록문화재로 인정받는 성과를 이뤘다. 이곳은 단순히 전쟁의 아픔을 기억하는 장소를 넘어, 평화를 상징하는 중요한 유산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와 같은 역사적 가치를 지닌 곳 중 일부는 보존되지 못하고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장소가 바로 성병관리소다. 성병관리소는 미군 기지촌과 함께 동두천의 아픈 역사를 품고 있는 장소지만, 철거 대상으로 논의되고 있다. 이곳이 동두천의 경제적 발전과 문화적 부흥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우리는 과연 역사를 이렇게 분리수거할 수 있는가? ▣역사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노르매시는 보존의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성병관리소는 그렇지 않다. 동두천의 과거를 이야기할 때, 어떤 역사는 '기억할 가치'가 있고, 어떤 역사는 '잊혀도 되는 것'으로 취급된다. 그러나 역사는 그렇게 흑백 논리로 판단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역사의 가치는 단지 경제적 이익에 따라 결정되지 않는다. 오히려 보존과 활용을 통해, 우리는 그 속에서 더 큰 의미와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성병관리소는 단순히 불편한 과거의 흔적이 아니라, 동두천이 걸어온 길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장소다. 그곳에서 일어난 일들은 동두천의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변화를 증언하고 있으며,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지역 주민들의 삶과 직결된다. 이를 없앤다면, 우리는 그저 공간 하나를 잃는 것이 아니라, 동두천의 일부를 지우게 되는 것이다. ▣ 보존과 발전, 두 가지가 함께 갈 수 있다 우리는 흔히 역사를 보존하는 일이 경제적 발전과 상충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보존은 오히려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다. 보존된 역사는 단지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미래의 자원이 된다. 성병관리소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그곳이 단순히 미군 기지촌의 유흥을 상징하는 공간으로만 남아서는 안 된다. 오히려 그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박물관이 될 수 있다면, 동두천은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노르매시가 그랬듯이, 성병관리소 역시 동두천의 문화적, 역사적 자산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이곳을 평화와 치유의 상징으로 변모시키는 것은 단순히 한 건물의 재활용을 넘어, 동두천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모든 세대가 방문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으로 만들어진다면, 그곳은 동두천의 자부심이 될 것이다. ▣ 역사의 선택은 미래를 결정한다 동두천의 아카이빙 작업을 통해 우리는 17곳의 기억해야 할 장소들을 발굴해냈다. 이곳들은 단순히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동두천의 발전과 미래를 이끌어갈 원동력이다. 이 공간들을 지키고, 그 가치를 재발견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그 역사를 단순히 철거하고 지우는 것이 아니라, 활용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창출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지역 발전이다. 우리는 더 이상 역사를 분리수거할 수 없다. 어느 역사도, 어느 이야기도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다. 동두천의 발전은 바로 그 역사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미래를 찾는 데서 시작될 것이다. 동두천이 다시 한번 역사의 무대에 서는 날을 기대하며, 우리는 그 길을 함께 걸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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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 3부] 역사는 분리수거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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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 2부] 장소가 사라지면 기억도 사라진다
- [NGN뉴스=사람이야기]양상현 기자=어떤 장소가 사라질 때, 그곳에 담긴 기억도 함께 사라진다. 이는 단순히 건물 하나의 철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장소에 깃든 사람들의 삶, 아픔, 그리고 그로 인한 치유의 과정도 함께 지워지는 것이다. 역사를 보존하는 일은 그 자체로 치유의 과정이기도 하다. 우리가 과거를 잊고 미래만을 바라보며 개발을 추구할 때, 그로 인해 잃어버리는 것들은 무엇일까? 성병관리소와 같은 공간은 동두천의 아픈 역사를 담고 있다. 그곳에서 벌어진 일들은 비극적이었을지라도, 그 자체로 도시의 일부이자 기억해야 할 역사의 조각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 아픔을 더 이상 꺼내고 싶지 않아 하며, 그 장소가 사라지길 바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역사의 상처를 외면하는 것이 진정한 치유가 될 수 있을까?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그 고통은 단지 피해자 가족들만의 것이 아니었다. 우리 모두가 그 사건의 당사자였다. 우리 모두가 상처받았고, 그 슬픔을 함께 짊어졌다. 마찬가지로, 동두천의 역사적 상처 역시 특정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다. 성병관리소가 담고 있는 기억은, 그곳을 거쳐간 사람들만이 아닌, 우리 사회 전체가 품고 있는 상처다. 그것을 지우는 것은 단순히 장소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부를 지우는 것이다. ▣기억을 보존하는 것은 모두의 책임이다 역사를 기억하고, 보존하는 일은 단지 건물의 보존을 넘어선다. 그것은 우리의 존엄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성병관리소는 그 자체로 상처의 흔적이지만, 그 상처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그곳을 없애버리고 새로운 건물을 세우는 것은 쉬운 일이겠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과연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독일이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그대로 두고 기억하는 이유는, 그곳이 단순히 비극의 상징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폭력을 기억하고,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경계하는 상징이다. 만약 그 자리에 호텔을 지었다면, 독일 국민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었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곳은 잔혹한 과거를 기억하며, 동시에 치유와 반성을 위한 장소로 남아 있다. 성병관리소 역시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 그곳을 없애는 대신, 치유와 기억의 장소로 변모시킨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찾고,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과거를 덮고 새로운 건물을 세우는 것만이 발전은 아니다. 우리는 역사를 직시하고, 그 안에서 치유의 길을 찾아야 한다. ▣ 개발이 모든 해답은 아니다 동두천의 개발 계획은 마치 역사를 지우고 새로운 미래만을 바라보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역사를 외면한 발전이 과연 진정한 발전일까? 우리 국민들은 단지 새로운 호텔이나 빌딩에만 관심을 두는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우리의 과거를 기억하고, 그 속에서 배울 수 있는 민족이다. 그 과거가 아무리 아프더라도, 그 속에서 치유의 길을 찾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다. 개발론자들은 종종 국민들을 단순한 소비자로만 본다. 멋진 건물을 지어주면, 거기에 와서 돈을 쓰고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기억할 장소를 원하고, 그 안에서 우리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성병관리소와 같은 곳을 보존하는 것은 단지 과거를 붙들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역사를 인정하고, 그 속에서 치유와 반성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 치유를 위한 보존, 그리고 미래를 위한 기억 장소가 사라지면 기억도 함께 사라진다. 우리는 과거의 상처를 직시하고, 그 상처를 통해 치유를 이루어나가야 한다. 성병관리소가 단순히 없애버려야 할 공간이 아니라, 동두천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그 기억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장소로 변모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발전이며, 우리 모두가 책임져야 할 일이다. 동두천의 역사는 우리 모두의 것이다. 그 역사를 지키고, 기억하는 일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우리의 존엄과 미래를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다. 우리는 그 과거를 잊어서는 안 된다. 기억을 통해 치유의 길을 열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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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 2부] 장소가 사라지면 기억도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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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3] 기지촌 여성들의 기억을 기록하는 의미
- [NGN뉴스=경기북부]그레이스 교수는 기지촌 여성들의 기억을 기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정부 차원에서 기록을 못하게 할 수도 있고, 이미 기록된 것은 또 정부차원에서 없애려고 시도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니 기록이야말로 저항이 되는 셈이다. 그레이스 조 교수는 기지촌 여성들의 기억을 기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것은 이러한 기록이 단순한 개인의 추억을 넘어 사회적 저항의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첫째, 기지촌 여성들은 한국전쟁 이후 미군 기지 주변에서 살아온 여성들로, 그들의 삶은 역사적으로 억압과 차별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들의 이야기는 종종 잊히거나 왜곡되기 쉽다. 정부 차원에서 이러한 기억을 기록하거나 보존하는 것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라도 이들의 경험을 기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레이스 교수는 “기록되지 않은 기억은 곧 잊혀질 운명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기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둘째, 이미 기록된 내용이 정부 차원에서 삭제되거나 무시될 수 있는 위험성도 존재한다. 이는 역사적 사실이 왜곡되거나, 특정 집단의 목소리가 침묵당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기지촌 여성들의 경험과 이야기가 문서화되지 않으면, 그들의 고통은 기억에서 사라지게 되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 남게 된다. 교수는 “기록이 없어진다면 그들의 존재와 아픔 또한 사라질 것”이라고 말하며, 이러한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셋째, 기억을 기록하는 행위는 단순히 과거를 회고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위한 저항의 의미를 지닌다. 이러한 기록은 기지촌 여성들이 겪었던 고통과 불의를 드러내고,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그레이스 교수는 “기록은 저항의 형태로서, 억압받는 목소리를 강화하는 중요한 도구”라고 설명하며, 개인의 경험이 집단의 기억으로 확산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다. 마지막으로, 기지촌 여성들의 기억이 기록됨으로써 이들의 이야기가 단순히 개인적인 슬픔을 넘어 사회적, 역사적 의미를 지닐 수 있게 된다. 이는 궁극적으로 기지촌 여성들이 겪었던 고통을 사회가 이해하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촉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레이스 교수는 “기록은 단순한 사실의 나열이 아니라, 아픔과 회복의 서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하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기지촌 여성들의 기억이 지속적으로 보존되고, 사회적 변화의 촉매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기지촌 여성들의 기억을 기록하는 것은 그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들의 삶을 잊지 않기 위한 중요한 저항의 형태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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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3] 기지촌 여성들의 기억을 기록하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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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 전쟁의 흔적, 성장의 기억: 탈지분유에 깃든 시대의 맛
- [NGN뉴스=동두천]탈지분유는 이제 하나의 추억 속 단어처럼 여겨질지 모르지만, 1950년대에서 1970년대까지 한국 사회에서는 일상의 중심이자 절실한 생명줄과 같은 존재였다. 한국전쟁이 남긴 황폐한 땅과 그 위에서 새롭게 피어난 한국 경제의 시작에 함께했던 탈지분유는 단순한 식품이 아니었다. 이는 영양 공급원의 의미를 넘어 한국의 집단 기억 속에서 전쟁의 아픔과 성장의 단면을 비추는 상징이었다. 현장에 참석한 한 시민은 자신이 1970년대에 태어난 사람이라고 밝히며, '전쟁 같은 맛'으로 표현된 탈지분유의 맛을 '그리운 맛'이자 '고소한 맛'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1950년대 한국전쟁 직후의 탈지분유와 1970년대의 탈지분유는 지속적으로 개량되었기 때문에 그 맛도 상당히 달라졌을 것"이라며, "이러한 개량 과정 속에서 전쟁 직후의 상처와 아픔도 점차 희석되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후 구호품에서 생존식품으로 1950년대, 한국전쟁이 막을 내린 직후의 한국은 그야말로 가난과 기아로 허덕였다. 미국의 원조로 시작된 탈지분유 배급은 이런 상황 속에서 영양을 공급받기 어려웠던 어린이들과 가정들에게 단비 같은 존재였다. 전쟁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탈지분유는 부족한 식량을 채워주는 생존의 식품이었으며, 고단했던 그 시대 사람들에게는 구호물품 이상의 정서적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보급품이 대량으로 공급되는 상황 속에서도 탈지분유는 여전히 대체 불가한 희소 가치의 존재였다. 당시의 가난과 사회적 약자의 상황이 배어 있는 탈지분유의 ‘전쟁 같은 맛’은, 단순히 영양 보충의 맛이 아니라 전쟁의 고통과 생존의 기억으로 남아 있다. ▣ 영양 보충에서 정체성의 충돌로 1960년대에 접어들면서 한국 사회는 경제 성장의 초기 단계를 맞이했으며, 점차 생활 수준의 변화를 체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탈지분유는 유아와 어린이를 위한 주된 식품으로 자리 잡고 있었고, 그 역할이 점점 확대되었다. 많은 가정에서는 탈지분유를 유아식의 일부로 도입하며, 전통적인 모유 수유와 이유식 방식과 충돌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시기의 탈지분유는 단순히 보충제를 넘어 사회 변화 속에서 부모들이 맞닥뜨린 새로운 선택지와 가치관을 반영했다. 이 시기에 탈지분유는 ‘선진국형 식품’이라는 이미지로 인해 많은 부모에게는 일종의 엇갈린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현대적 식문화로 향하는 길목에서, 탈지분유는 그 시대 한국이 품었던 자존감과 식민지 및 전쟁을 겪은 국가적 정체성의 상징이기도 했다. ▣ 경제 성장의 동반자, 그러나 ‘가난의 맛’ 1970년대에 이르러 한국 경제는 고속 성장기에 접어들면서 소비 문화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다양한 식품이 시장에 나오면서 탈지분유는 더 이상 필수적인 생존 식품이 아니었다. 이제 탈지분유는 선택 가능한 식품 중 하나가 되었고, 다양한 브랜드가 등장하며 그 자체로도 소비 시장에서의 입지를 갖게 되었다. 그러나 탈지분유는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전쟁의 맛, ‘가난의 맛’이라는 낙인이 찍혀 있었다. 여러 가정에서는 과거의 어려웠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이 음식에 양가적인 감정을 품었다. 탈지분유는 성장하는 경제와 더불어 소비의 대상이었지만, 여전히 잊혀지지 않는 전쟁의 유산이었다. ▣ 탈지분유가 품은 역사와 상징성 그레이스 조 교수의 작품 '전쟁 같은 맛'에서 탈지분유는 그 시대의 고통과 사회적 변화, 그리고 역사적 아픔을 상징한다. 이는 그저 영양 보급품을 넘어선 상징물로 자리 잡았다. 탈지분유가 연상시키는 씁쓸한 기억과 사회적 배경은 현대 한국인들에게 전쟁의 상처와 가난의 트라우마를 되새기게 만든다. 탈지분유가 남긴 이 고단한 유산은 단순히 과거의 기억이 아니라 현재의 우리가 바라봐야 할 역사적 교훈을 담고 있다. 전후 세대에게 탈지분유는 영양 공급원이자 성장의 동반자였지만, 그것이 품은 상처와 기억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다. 가난하고 배고팠던 그 시절의 애틋함, 전쟁을 지나 생존을 이겨낸 사회적 저항의 의미가 이 속에 깃들어 있다. 성장과 변화 속에서 탈지분유가 남긴 역사는 개인의 기억 속에서, 집단의 무의식 속에서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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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보도/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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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 전쟁의 흔적, 성장의 기억: 탈지분유에 깃든 시대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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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논란 속 드러난 동두천 행정의 민낯: 예산 낭비와 절차적 위법의 그림자
- [NGN뉴스=사람 이야기]양상현 기자=최근 동두천시가 추진하는 옛 성병관리소 철거가 예산 낭비와 절차적 위법 문제로 지역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동두천 옛성병관리소 철거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시의 독단적인 행정 처리 방식을 강하게 비판하며 박형덕 시장에 대한 공익감사 청구와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시민들은 공유재산법을 무시한 시의 예산 집행 방식을 문제 삼으며, 더욱 확산된 거리 서명운동과 촛불 문화제를 통해 강한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옛 성병관리소 철거를 둘러싼 갈등, 갈수록 격화 동두천시의 옛 성병관리소 철거를 둘러싼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동두천 옛성병관리소 철거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동두천시가 강제수용소로 알려진 성병관리소 철거를 진행하며 공유재산법을 위반하고 예산 낭비를 초래했다고 주장하며, 박형덕 시장에 대한 공익감사 청구 운동을 확대할 방침이다. 8일 공대위에 따르면, 동두천시는 지난 11월 5일 약 6,500만 원 규모의 철거 용역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했다. 이는 성병관리소 철거가 당초 계획된 기간 내에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인데, 시 측에서 과업 지시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결과로 보인다. 공대위는 시가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철거업체와의 계약을 추진하려는 시도는 예산을 낭비할 위험이 크다고 비판하고 있다. 공대위는 “동두천시는 공유재산법과 지방재정법을 어기고, 예산을 낭비하면서도 철거를 강행하려 하고 있다. 이러한 무리한 추진이 더 큰 시민 저항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 동두천시의 일방적 행정: 예산 낭비와 편법 계약의 악순환 동두천시는 최근 성병관리소 철거를 위한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이 철거업체와 계약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공대위는 이로 인해 예산 낭비가 우려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철거 작업이 지연되고 기존 계약이 해지되는 과정에서 이미 약 6,500만 원의 비용이 소모됐고, 새 계약이 체결되면 예산이 추가로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 현재 총 2억 2천만 원에 달하는 예산 집행 계획이 시의회 승인도 없이 진행될 조짐을 보이면서, 공대위는 이를 "시민의 세금을 남용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공대위의 김대용 공동대표는 "동두천시는 절차를 무시한 채 예산을 소모하며 철거를 강행하고 있다"며, 시의 비민주적 행정 태도를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공유재산법과 지방재정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며 시의 신뢰도는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예산 사용의 투명성과 책임성은 모든 행정에서 기본 중의 기본이다.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가 절차를 무시하고 예산을 무분별하게 낭비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온다. ▣ 시민의 저항: 거리 서명운동과 촛불 문화제의 확산 공대위는 동두천시의 독단적인 행정에 맞서 주말 동안 시내 전역에서 서명운동을 확대할 예정이다.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에게 철거 강행의 부당함을 알리고 공익감사 청구에 대한 동참을 호소하는 방식으로, 주말 서명운동은 동두천 내 시민 저항의 주요 창구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오는 11월 10일 예정된 촛불 문화제에서는 시민들과의 연대를 통해 강력한 반대 의지를 드러낼 계획이다. 천주교 의정부교구 정의평화위원회도 연대의 일환으로 성병관리소의 역사적 고통을 기억하고 치유하기 위한 미사를 주기적으로 열고 있다. 정의평화위원회의 최재영 신부는 “이곳은 고통의 역사를 치유할 공간이 되어야 한다”며, 성병관리소 부지가 지닌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했다. 이는 단순한 철거가 아닌, 과거의 상처를 되돌아보며 기억을 통해 미래를 계획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 불신의 연쇄: 법적 대응으로 가는 지역사회 갈등의 심화 공대위는 동두천시가 성병관리소 부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지방재정법과 공유재산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사법기관에 정식 수사를 요청할 방침을 밝혔다. 시가 예산을 무리하게 집행하고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일삼는 행정적 남용에 대해 강력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인 것이다. 이번 갈등이 법정 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높다. 공대위 관계자는 “시가 시민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철거를 강행하려 한다면, 우리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를 저지할 것”이라고 밝히며, 동두천시가 예산 낭비를 멈추지 않으면 갈등의 고리가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 성병관리소 철거, 역사와 기억의 가치를 무시할 것인가? 이번 철거 논란은 단순한 시설 정리가 아닌, 역사와 기억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성병관리소는 동두천의 아픈 과거와 사회적 고통의 현장이었다. 그 기억을 치유와 반성의 공간으로 남겨두고자 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는 ‘철거’라는 단어 뒤에 가려져서는 안 된다. 시민들은 단순한 철거가 아니라 이 공간이 어떤 형태로든 역사적 의미를 지닐 수 있도록 남겨지길 원하고 있다. 동두천시는 시민의 의견을 반영해 성병관리소 부지를 단순한 정비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기억과 반성의 공간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지방자치란 시민의 의사와 감정이 반영되는 행정이어야 한다. 이번 사태를 통해 동두천시는 지방자치의 의미와 그 책임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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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논란 속 드러난 동두천 행정의 민낯: 예산 낭비와 절차적 위법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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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 6부] 동두천 성병관리소 철거 대신 보존해야
- [NGN뉴스=사람 이야기]양상현 기자=한국 근현대사의 중요한 상징물인 동두천 성병관리소가 철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결정은 한국사의 아픈 과거를 지워버리는 일이며, 이를 보존하여 후대에 전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폴란드의 경우, 전쟁 후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철거하지는 않았다. 1970년,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는 아우슈비츠에서 600만 명의 희생자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 또 독일 의회는 1979년 ‘나치 전범에 대한 시효는 없다’라고 선포까지 했다. 이 선포는 독일의 과거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을 의미한다. 독일은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했다. 2022년,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역사적 책임에는 시효가 없다. 우리는 끝까지 죄송하다"며 폴란드에서 2차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만행에 대해 또 다시 사과했다. 이 사과는 진심이 느껴졌고, 폴란드 국민들은 이를 용서했다. 이처럼 명분은 피해자가 찾는 게 아니라 가해자가 스스로 제공 해야 한다. 미군위안부 생존자들이 국가의 책임을 규명하고자 제기한 국가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대법원이 국가의 폭력을 인정한 판결이 내려진 이후, 동두천시에 위치한 성병관리소를 보존하고 미군위안부 피해 여성들을 위한 조치를 요구하는 ‘공동대책위원회’가 지난 20일 출범했다. "우린 태어난 이 나라에서 버려졌습니다. 우리나라가 개입하여 만든 기지촌 거기서 우리는 폭력과 갈취, 이용만 당했습니다. 아무도 우리 입장을 생각해주지 않았습니다. 국가는 기지촌을 들어가게 만든 직업소개소와 포주를 다 묵인해주었습니다. 성병 검진은 미군을 위해서 한 거지 우리를 위해서 한 것이 아닙니다." 이 말은 미군위안부 생존자들의 증언을 출범식 선언문에 담은 글이다. 또 "미군 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경험은 지워야 할 역사가 아니라 우리 공동체가 성찰하고 반성해야 할 역사이며, 그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공간은 역사적으로 보존할 가치가 높은 것이다. 우리는 긴 세월 동안 기지촌 여성의 역사를 ‘망각’하려고 노력했고 그 역사의 진실에 침묵했다. 그렇게 동두천 성병관리소의 진실은 사라질 뻔했다"고 주장했다. ‘망각의 물줄기 흐름을 바꾸는 첫걸음’을 선언한 이날 출범식에서, 이들은 국가에 대한 책임과 사과, 그리고 지원과 명예회복을 요구했다. 또한, 동두천시의 성병관리소를 포함하여 미군위안부 제도의 역사를 잊지 않고 반성하며, 공동체의 인권과 평화를 이야기하고 배우는 공간으로 보존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출범식에서는 동두천시의 성병관리소를 보존하고 미군위안부 피해 여성들을 위한 조치를 요구하는 다양한 결의안이 제시됐다. 이를 통해, 미군위안부제도의 폭력과 피해를 인식하고, 그 역사를 공유하며 바로잡는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미군위안부 생존자들의 피해는 과거의 역사일 뿐 아니라, 현재와 미래에도 영향을 미치는 문제이다. 이번 출범식을 계기로, 우리는 미군위안부 피해 여성들에 대한 정의와 지원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그 역사를 공유하며 바로잡는 노력을 이어나가야 한다. 이를 통해, 미군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희생과 고통이 잊혀지지 않고, 우리 사회가 더욱 진보된 인권과 평화를 추구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성병 관리소를 "한국 근현대사의 아픈 과거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간주하며, 경기도 여성인권 박물관으로 조성하자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동두천 성병관리소는 미군 위안부들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후대에게 전하기 위해 성병 관리를 위해 운영되었던 곳으로, 현재는 경기 지역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다. 그러나 동두천시는 이 지역을 개발하고 있어 성병관리소 건물을 매입하고 철거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동두천시는 소요산 주변 지역 개발을 추진하면서 성병관리소 건물을 매입해 이를 포함한 개발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 동두천시는 도심 속에 남아있는 옛 성병관리소 건물과 부지를 매입하여 철거할 예정이라고 지난 2월 밝혔다. 소요산 초입, 동두천시 상봉암동 8번지에 위치한 이 건물은 6.25 전쟁 이후 미군 상대 성매매 업소가 들어서자 정부가 성매매 종사자들의 성병 관리를 위해 설치한 시설로, 1973년부터 운영되었으며, 1996년 폐쇄됐다. 소요산 공영주차장 인근 6408㎡에 지상 2층, 건물 전체면적 670㎡ 규모로 지어진 이 건물은 폐쇄된 지 30년 가까이 됐지만 벽면과 천장이 무너져 철골이 드러난 채로 방치돼 도심 속 흉물이 됐다. 이곳은 미군위안부 여성들이 ‘낙검자수용소’로 부르던 곳이었다. 1970~80년대 군사독재정권 시절, 국가가 나서서 미군위안부 여성들을 ‘애국자’ 혹은 ‘민간외교관’이라 추켜세우며 성매매를 독려했다. ‘깨끗한 몸’을 미군에 제공하기 위해 미군위안부 여성들의 성병을 관리하던 ‘낙검자수용소’의 정식명칭은 ‘성병관리소’다. 경기도 여러 곳에 있었지만, 다 없어지고 동두천시의 성병관리소만 유일하게 남아있다. 이에 대해 지역 시민단체들은 성병관리소의 보존을 촉구하며, 이를 한국 근현대사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조성하자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공대위에 따르면 성병관리소는 한국 여성들이 미군에게 상납되는 과정에서 성매매를 독려했고, 성병으로부터 깨끗한 여성을 미군에 상납하기 위해 미군이 있는 곳에 세워졌다. 검사 과정은 치욕적이었으며, 성병에 걸린 여성은 성병관리소(낙검자수용소)에 수용되었다. 이곳에서는 미국인을 기준으로 한 고단위 항생제가 일률적으로 투여되었고, 여성들은 이로 인한 부작용으로 고통받았다. 성병관리소를 철거하는 것은 이러한 역사의 흔적을 지우는 것이며, 이를 보존하는 것은 역사적 사실을 기억하고 후세에 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경기도 여성가족재단도 거들고 나섰다. 여성가족재단은 동두천 성병관리소를 근대건축문화유산으로 등록하여 보존하고, 경기도 여성인권평화박물관으로 조성하자는 제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철거 대신 성병관리소를 문화유산으로 보존하여 기지촌 역사박물관으로 조성하거나 인권과 평화를 위한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제안이다. 이를 통해 앞서간 사람들의 아픔과 실수를 기억하고,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밑거름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 이러한 노력은 한미 관계가 좀 더 평등하고, 더 나은 사회를 희망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동두천시는 성병 관리소를 철거할 것인지에 대한 여론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현재 추진 중인 '소요산 관광지 확대 개발 사업'과 연계해 성병관리소 건물을 철거하고 부지를 개발할 계획이다. 박형덕 동두천시장은 "그동안 사유재산이라는 이유로 행정적 관리가 어려웠던 해당 건물과 부지를 시가 매입하기로 했다"며 "흉물로 방치된 폐건물에 대한 주민 민원을 해소하고 관광객들이 쾌적하고 편안하게 소요산 일대를 즐길 수 있도록 사업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성병관리소 보존공동대책위가 출범하면서 난항이 예상된다. 경기 지역 약 10개 시민단체가 참여하며,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공동대책위는 지난 20일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면서 미군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인권을 지키기 위한 첫걸음으로써, 동두천시 성병관리소 보존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대위에 따르면 2014년 6월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미군위안부 피해 여성 생존자 122명은, 미군위안부 제도의 국가 책임을 규명하고자 국가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과정에서 미군위안부 제도의 역사적 사실과 그 피해를 명확하게 밝히고, 국가의 공식 사죄와 배상을 요구한 것이다. 그러나 소송 기간은 계속 길어져서 1심 판결이 2017년 1월에, 항소심인 2심 판결은 2018년 2월에, 최종심인 대법원은 소송이 시작된 지 무려 8년만인 지난해 2022년 9월 29일에야, 기지촌 성병관리소를 운영한 것이 정부 주도의 국가폭력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위안부 여성들이 그 폭력의 피해자라고 ‘역사적인’ 판결을 내렸다. 사법부 판결에서 알 수 있듯이,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만들었으나 반인권적인 성병관리소의 폭력적인 실태는 국가배상 청구 소송에서도 중요한 쟁점이었다. 이처럼 성병관리소는 정부가 미군위안부 여성의 인권을 짓밟은 현장이다. 이러한 역사적인 배경을 갖고 있어서, 대한민국 정부와 미군 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인권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 공대위는 지난해 9월 대법원 판결을 되새기며, 유일하게 남은 성병관리소 건축물을 보존하고 기억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에 대해 동두천시 관계자는 "용역을 진행하면서 성병관리소를 철거하는 것이 맞는지 존치하는 것이 맞는지 의견을 묻는 여론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가 동두천시와 소요산 개발계획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민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폴란드가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철거하고, 그 위에 공장이나 공원을 지었다면 어땠을까? 박형덕 시장이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한 말처럼 ‘역사적 책임에는 시효가 없다. 우리는 끝까지 죄송하다’ 이 한마디만 한다면, 결과는 달라질 것이다. 정부는 물론 지자체도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동두천 성병관리소는 철거 대신 보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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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 6부] 동두천 성병관리소 철거 대신 보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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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 5부] 동두천, 평화와 역사의 도시로 거듭나야 한다
- (동두천 자연휴양림) [NGN뉴스=사람 이야기]양상현 기자=경기 동두천의 소요산은 이제 자연의 명소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세대가 함께 경험하고 소통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으로 거듭날 준비를 해야 한다. 바로 '박물관 클러스터'라는 새로운 개념을 통해서 말이다. 이 클러스터는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과 자유수호평화박물관 사이에 위치한 성병관리소 부지를 평화치유박물관 혹은 동두천역사박물관으로 탈바꿈시키는 계획을 중심으로 한다. 이는 단순히 박물관이 늘어나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그 안에는 평화와 치유, 역사의 가치를 되새기고, 지역사회의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깊은 고민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 모든 세대를 위한 박물관, 평화의 정원으로 이어지다 우리가 제시하는 '박물관 클러스터'는 어린이부터 청소년, 청년, 노인까지 모든 세대가 방문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에서는 어린이들이 미래와 희망을 꿈꾸며 상상력을 키울 수 있다. 이곳은 그들의 첫 발걸음이다. 자유수호평화박물관에서는 전쟁의 상처와 고통을 기억하며 평화의 소중함을 배우게 된다. 전쟁은 단순한 과거가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를 위해 얼마나 많은 이들이 희생했는지를 되새기는 시간이다. 그리고 성병관리소가 평화치유박물관 혹은 동두천역사박물관으로 변모한다면, 이곳은 역사의 무게를 짊어진 동두천의 이야기를 담아낼 뿐만 아니라, 치유와 인권의 가치를 중심에 둔 새로운 문화 공간이 될 것이다. 성병관리소는 그 이름만으로도 과거의 아픔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그것을 새로운 박물관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은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 공간의 마당은 평화의 정원이 되어, 방문객들이 밝고 환한 자연 속에서 평화와 치유의 의미를 몸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가 될 것이다. 평화의 텃밭에서 심고 가꾸는 작물들은 단순한 농작물이 아니라, 평화와 협력을 상징하는 소중한 상징물이 된다. ▣ 평화의 도시, 동두천을 세계에 알리다 동두천이 평화의 도시로 거듭난다는 비전은 단지 지역 주민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박물관 클러스터는 전 세계의 사람들이 평화와 인권, 치유의 상징으로 동두천을 찾게 만들 수 있는 거대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세계 평화를 이야기하려면, 동두천에 와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 도시가 평화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특히, 평화치유박물관이 여성이 역사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조명하게 된다면, 이는 동두천을 단순한 박물관의 집합체가 아닌, 역사적 교훈과 인권의 도시로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인권과 여성의 역할을 중심으로 한 박물관은 그 자체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기능할 것이다. 동두천에서 여성이 역사에 기여한 바를 알고 싶다면, 꼭 이곳에 와야 한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 지역 경제와 공동체 활성화의 길 이러한 비전 속에서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지 않을 리 없다. 박물관 클러스터는 단순히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 이상의 가치를 제공한다. 지역 주민들은 박물관을 통해 자신들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아이들과 청소년은 새로운 배움을 얻으며, 어른들은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들이 공유하는 경험은 지역 공동체를 더욱 강하게 묶는 힘이 될 것이다. 이는 단순한 경제적 부흥을 넘어, 공동체가 스스로 자립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지역 개발이 아니고 무엇인가? 우리가 추구하는 선한 영향력이 아니고 무엇인가? 박물관 클러스터를 통해 동두천이 평화의 도시로, 역사의 중심지로 거듭나길 바라는 이 계획은 단순한 아이디어가 아니다. 이는 지역 사회의 삶을 바꾸고, 더 나아가 세계와 연결될 수 있는 거대한 힘을 지닌 비전이다. ▣ 평화와 치유의 길로 나아가는 동두천 동두천은 이미 그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이제는 그 잠재력을 현실로 만들어야 할 때다. 성병관리소를 새로운 박물관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그 첫걸음이다. 그곳은 단순한 과거의 흔적이 아닌,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길목이 되어야 한다. 그 길 위에서 우리는 평화와 치유, 그리고 모든 세대가 함께 어우러지는 동두천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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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 5부] 동두천, 평화와 역사의 도시로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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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 4부] 기지촌, 치열한 삶의 흔적이 된 공간
- [NGN뉴스=사람 이야기]양상현 기자=기지촌. 그 이름을 들으면 대부분 사람들은 미군 기지 근처에 형성된 유흥가를 떠올린다. 미군을 대상으로 한 클럽, 바, 그리고 여성들이 기지촌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굳어졌다. 그러나 그 속에 담긴 복잡한 삶의 이야기, 그 삶을 지탱해온 다양한 사람들과 직업들은 우리가 쉽게 잊어버리는 역사다. 기지촌은 단순히 외국 군대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그 안에서 생계를 위해 치열하게 살아온 사람들이 모여 만든 작은 사회였다. ▣ 기지촌, 생계와 문화의 복합체 기지촌의 골목을 걷다 보면 그곳은 그저 유흥업소로만 가득 차 있지 않았다. 미군들의 요구에 맞춘 테일러샵이 한집 건너 자리잡고 있었고, 서양식 양복을 만드는 기술이 그곳에서 꽃을 피웠다. 초상화나 인두화(뜨거운 도구로 나무를 태워 그리는 그림)를 그리는 예술가들도 있었다. 기지촌은 그 자체로 독특한 예술과 문화를 만들어내는 공간이었다. 이는 단순히 경제적인 교류를 넘어, 동서양의 문화가 만나며 새로운 표현 방식들이 태어난 곳이기도 했다. 음식 또한 기지촌의 독특한 요소 중 하나였다. 햄버거, 피자, 스테이크 같은 서양 음식부터 한국의 라면, 김밥, 튀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다. 기지촌은 마치 국제적인 시장처럼 다양한 음식과 문화를 한데 모은 공간이었다. 이러한 다채로움은 동두천의 주민들에게 새로운 맛과 문화를 소개하며 지역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 기지촌의 그늘, 그러나 그 속에서도 살아온 사람들 기지촌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삶은 대개 고통스럽고 힘겨웠다. 그들의 몸과 마음을 치료하던 약국이 기지촌 곳곳에 자리했던 것은 그들의 고단한 삶을 대변한다. 기지촌에는 'PAWNSHOP(전당포)'이라는 미군 물품을 사고파는 가게들도 있었다. 사람들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가재도구와 귀중품을 팔고 또 사들였다. 이 모든 것은 기지촌이 그저 미군의 욕구를 위한 공간이 아니라, 그 안에서 스스로 삶을 만들어가려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공간이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곳에서 일하던 테일러, 예술가, 약사, 음식점 주인들은 역사의 무대에서 쉽게 잊혔다. 그들은 일상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살아왔지만, 그 삶의 흔적은 제대로 기록되지도 기억되지도 못했다. 기지촌의 여성들이 겪은 고통은 비참했지만, 그 속에서도 다양한 직업과 삶의 방식이 공존했다는 사실은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한다. ▣ 기지촌의 역사를 박물관으로 성병관리소를 보존하고 리모델링하여 그곳에 동두천의 발전과 치열한 삶을 조명하는 박물관이 세워진다면 어떨까? 그 박물관은 단순히 기지촌을 비판하거나 미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 그들이 이루어낸 문화적 교류와 생존의 흔적을 담아내는 공간이 될 것이다. 이 박물관은 기지촌의 여성들만이 아니라, 그 안에서 자신의 일을 찾아 치열하게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어야 한다. 테일러샵에서 양복을 만들던 사람들, 초상화를 그리며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한 이들, 그리고 여러 나라의 음식을 만들어낸 요리사들까지, 그 모두가 기지촌의 역사에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동두천의 자부심을 살려내는 이야기 우리는 동두천의 기지촌을 단순히 부끄러운 과거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왔는지를 기억해야 한다. 그들이 그곳에서 일구어낸 작은 문화, 생활의 흔적은 지역사회의 정체성과 맞닿아 있다. 성병관리소가 새로운 박물관으로 변모하면서 그들의 이야기가 담긴 공간이 된다면, 동두천 사람들의 자부심을 되살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동두천이 그저 지나가는 작은 도시가 아니라, 사람들의 땀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삶의 흔적이 깊이 새겨진 곳이라는 사실을 세상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여기에 있다. 기지촌을 통해 우리는 동두천이 단순한 유흥가가 아니라, 그 안에서 피어난 사람들의 삶과 역사가 있는 장소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박물관은 그들의 치열한 삶을 이야기하는 새로운 공간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동두천은 역사적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미래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는 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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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보도/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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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 4부] 기지촌, 치열한 삶의 흔적이 된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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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 3부] 역사는 분리수거되지 않는다
- [NGN뉴스=사람 이야기]양상현 기자=동두천은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우리가 이 도시의 과거를 바라볼 때, 어떤 이야기를 선택하고 어떤 이야기를 지워야 할까? 역사를 취사선택하는 것은 과연 가능한 일일까? 동두천의 '찾고 잇다' 아카이빙 작업을 통해, 이 도시가 얼마나 풍부한 역사적 자산을 품고 있는지 알게 되었고, 그곳이 미래의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하지만 여전히 동두천의 일부 역사는 외면당하고, 그 가치가 충분히 인정되지 못한 채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 (경기도 등록문화재) 첫 번째로 기억해야 할 곳은 노르매시, 한국전쟁 당시 부상자들을 치료하던 노르웨이 야전병원이 있던 장소다. 노르매시는 오랜 시간 동두천의 숨겨진 역사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2021년에 아카이빙 작업을 통해 그 가치를 재조명하며, 마침내 등록문화재로 인정받는 성과를 이뤘다. 이곳은 단순히 전쟁의 아픔을 기억하는 장소를 넘어, 평화를 상징하는 중요한 유산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와 같은 역사적 가치를 지닌 곳 중 일부는 보존되지 못하고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장소가 바로 성병관리소다. 성병관리소는 미군 기지촌과 함께 동두천의 아픈 역사를 품고 있는 장소지만, 철거 대상으로 논의되고 있다. 이곳이 동두천의 경제적 발전과 문화적 부흥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우리는 과연 역사를 이렇게 분리수거할 수 있는가? ▣역사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노르매시는 보존의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성병관리소는 그렇지 않다. 동두천의 과거를 이야기할 때, 어떤 역사는 '기억할 가치'가 있고, 어떤 역사는 '잊혀도 되는 것'으로 취급된다. 그러나 역사는 그렇게 흑백 논리로 판단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역사의 가치는 단지 경제적 이익에 따라 결정되지 않는다. 오히려 보존과 활용을 통해, 우리는 그 속에서 더 큰 의미와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성병관리소는 단순히 불편한 과거의 흔적이 아니라, 동두천이 걸어온 길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장소다. 그곳에서 일어난 일들은 동두천의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변화를 증언하고 있으며,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지역 주민들의 삶과 직결된다. 이를 없앤다면, 우리는 그저 공간 하나를 잃는 것이 아니라, 동두천의 일부를 지우게 되는 것이다. ▣ 보존과 발전, 두 가지가 함께 갈 수 있다 우리는 흔히 역사를 보존하는 일이 경제적 발전과 상충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보존은 오히려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다. 보존된 역사는 단지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미래의 자원이 된다. 성병관리소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그곳이 단순히 미군 기지촌의 유흥을 상징하는 공간으로만 남아서는 안 된다. 오히려 그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박물관이 될 수 있다면, 동두천은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노르매시가 그랬듯이, 성병관리소 역시 동두천의 문화적, 역사적 자산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이곳을 평화와 치유의 상징으로 변모시키는 것은 단순히 한 건물의 재활용을 넘어, 동두천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모든 세대가 방문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으로 만들어진다면, 그곳은 동두천의 자부심이 될 것이다. ▣ 역사의 선택은 미래를 결정한다 동두천의 아카이빙 작업을 통해 우리는 17곳의 기억해야 할 장소들을 발굴해냈다. 이곳들은 단순히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동두천의 발전과 미래를 이끌어갈 원동력이다. 이 공간들을 지키고, 그 가치를 재발견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그 역사를 단순히 철거하고 지우는 것이 아니라, 활용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창출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지역 발전이다. 우리는 더 이상 역사를 분리수거할 수 없다. 어느 역사도, 어느 이야기도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다. 동두천의 발전은 바로 그 역사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미래를 찾는 데서 시작될 것이다. 동두천이 다시 한번 역사의 무대에 서는 날을 기대하며, 우리는 그 길을 함께 걸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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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 3부] 역사는 분리수거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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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 2부] 장소가 사라지면 기억도 사라진다
- [NGN뉴스=사람이야기]양상현 기자=어떤 장소가 사라질 때, 그곳에 담긴 기억도 함께 사라진다. 이는 단순히 건물 하나의 철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장소에 깃든 사람들의 삶, 아픔, 그리고 그로 인한 치유의 과정도 함께 지워지는 것이다. 역사를 보존하는 일은 그 자체로 치유의 과정이기도 하다. 우리가 과거를 잊고 미래만을 바라보며 개발을 추구할 때, 그로 인해 잃어버리는 것들은 무엇일까? 성병관리소와 같은 공간은 동두천의 아픈 역사를 담고 있다. 그곳에서 벌어진 일들은 비극적이었을지라도, 그 자체로 도시의 일부이자 기억해야 할 역사의 조각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 아픔을 더 이상 꺼내고 싶지 않아 하며, 그 장소가 사라지길 바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역사의 상처를 외면하는 것이 진정한 치유가 될 수 있을까?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그 고통은 단지 피해자 가족들만의 것이 아니었다. 우리 모두가 그 사건의 당사자였다. 우리 모두가 상처받았고, 그 슬픔을 함께 짊어졌다. 마찬가지로, 동두천의 역사적 상처 역시 특정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다. 성병관리소가 담고 있는 기억은, 그곳을 거쳐간 사람들만이 아닌, 우리 사회 전체가 품고 있는 상처다. 그것을 지우는 것은 단순히 장소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부를 지우는 것이다. ▣기억을 보존하는 것은 모두의 책임이다 역사를 기억하고, 보존하는 일은 단지 건물의 보존을 넘어선다. 그것은 우리의 존엄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성병관리소는 그 자체로 상처의 흔적이지만, 그 상처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그곳을 없애버리고 새로운 건물을 세우는 것은 쉬운 일이겠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과연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독일이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그대로 두고 기억하는 이유는, 그곳이 단순히 비극의 상징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폭력을 기억하고,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경계하는 상징이다. 만약 그 자리에 호텔을 지었다면, 독일 국민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었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곳은 잔혹한 과거를 기억하며, 동시에 치유와 반성을 위한 장소로 남아 있다. 성병관리소 역시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 그곳을 없애는 대신, 치유와 기억의 장소로 변모시킨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찾고,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과거를 덮고 새로운 건물을 세우는 것만이 발전은 아니다. 우리는 역사를 직시하고, 그 안에서 치유의 길을 찾아야 한다. ▣ 개발이 모든 해답은 아니다 동두천의 개발 계획은 마치 역사를 지우고 새로운 미래만을 바라보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역사를 외면한 발전이 과연 진정한 발전일까? 우리 국민들은 단지 새로운 호텔이나 빌딩에만 관심을 두는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우리의 과거를 기억하고, 그 속에서 배울 수 있는 민족이다. 그 과거가 아무리 아프더라도, 그 속에서 치유의 길을 찾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다. 개발론자들은 종종 국민들을 단순한 소비자로만 본다. 멋진 건물을 지어주면, 거기에 와서 돈을 쓰고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기억할 장소를 원하고, 그 안에서 우리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성병관리소와 같은 곳을 보존하는 것은 단지 과거를 붙들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역사를 인정하고, 그 속에서 치유와 반성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 치유를 위한 보존, 그리고 미래를 위한 기억 장소가 사라지면 기억도 함께 사라진다. 우리는 과거의 상처를 직시하고, 그 상처를 통해 치유를 이루어나가야 한다. 성병관리소가 단순히 없애버려야 할 공간이 아니라, 동두천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그 기억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장소로 변모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발전이며, 우리 모두가 책임져야 할 일이다. 동두천의 역사는 우리 모두의 것이다. 그 역사를 지키고, 기억하는 일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우리의 존엄과 미래를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다. 우리는 그 과거를 잊어서는 안 된다. 기억을 통해 치유의 길을 열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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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 2부] 장소가 사라지면 기억도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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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 1부] 땅이 기억하는 이야기 성병관리소와 두레방, 지워지면 안 되는 역사
- [NGN뉴스=사람 이야기]양상현 기자=동두천은 그 자체로 살아있는 역사의 현장이다. 성병관리소에서 보산동 거리, 상패동 공동묘지, 그리고 걸산마을까지, 그곳의 땅은 많은 것을 기억하고 있다. 이 땅을 걷다 보면 역사가 저절로 떠오른다. 다만 그 기억이 늘 기쁘지만은 않다. 어떤 곳은 아프고, 어떤 곳은 분노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땅이 계속해서 사람들의 발걸음을 기다리는 이유는 분명하다. 그것은 바로 ‘기억’이다. 우리가 그 기억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붙잡아 주는 이가 있다. 그분은 바로 최희신 선생님이다. (최희신 지역활동가) ▣땅의 이야기를 온몸으로 전하는 사람 최희신 선생님은 동두천의 땅이 지닌 이야기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전하고 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한 발 한 발 걸어가는 선생님의 모습은 이 땅이 얼마나 중요한지, 왜 우리가 이곳을 잊어서는 안 되는지 몸소 보여준다. 선생님의 안내로 걸어보는 동두천은 단순한 도시가 아니다. 그곳은 지붕 없는 박물관이자, 근현대사의 배움터다. 동두천 시가 홍보해서 오는 관광객보다,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찾아오는 방문객들이 더 많을 것이다. 선생님은 그만큼 한 사람이 지역을 변화시키는 힘이 얼마나 큰지를 증명하고 있다. 이 땅을, 그리고 그 땅에 담긴 역사를 온전히 지켜내고자 하는 노력은 개인의 몫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몫이어야 한다. 하지만 때로는 한 사람이 먼저 나서서 그 무거운 짐을 짊어져야 할 때도 있다. ▣성병관리소, 그리고 두레방의 역사 동두천에는 지워져서는 안 될 장소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옛 성병관리소다. 성병관리소는 단순한 과거의 유산이 아니다. 그것은 전쟁과 폭력, 억압의 역사 속에서 우리가 마주해야 할 상처다. 그 상처는 누군가에게는 잊고 싶은 기억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상처를 외면하는 것은 우리의 책임을 회피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성병관리소뿐만 아니라, 두레방도 지켜야 한다. 두레방은 단순히 성병검진소였던 건물이 아니다. 그것은 두레방 할머니들이 모여 커뮤니티를 이루고, 서로의 아픔을 나누며 치유하던 공간이다. 두레방은 동두천의 여성들이 살아온 역사를 증언하는 장소이며, 그 기억을 온전히 보존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 그곳을 지키는 것은 단순한 건물의 보존을 넘어선다. 그것은 우리의 역사, 우리의 정체성을 지키는 일이다. ▣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기억'이다 이제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우리의 기억을 지울 것인가, 아니면 그 기억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것인가. 어떤 사람들은 개발과 경제적 이익을 우선시하며 과거의 상처를 덮으려 한다. 그들에게 성병관리소나 두레방은 철거 대상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곳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 이야기를 지우는 것은 단지 과거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가르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우리가 성병관리소와 두레방을 지키는 일은 단지 동두천의 이야기를 보존하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어떤 역사를 잊지 않고, 그 역사를 통해 어떻게 치유와 발전을 이룰 것인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이다. 성병관리소를 없애는 것은 그 상처를 묻어두는 것일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상처를 직시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아야 한다. ▣ 역사는 누구의 것인가 동두천의 정치인들, 그리고 동두천을 책임지는 이들은 이곳의 역사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그들 중 일부는 성병관리소를 철거하자고 주장한다. 하지만 역사를 단지 '경제적 가치'로만 판단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역사는 어느 한 사람의 소유물이 아니다. 그것은 공동체 전체의 것이며, 미래 세대에게도 물려줘야 할 유산이다. 어떤 역사를 가치 있고, 어떤 역사를 가치 없다고 단정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역사를 분리수거할 수 있는 대상처럼 취급하는 것은 옳지 않다. 우리는 이 땅에 담긴 모든 이야기를 온전히 바라보고, 그 속에서 배울 수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발전이고,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 ▣ 기억이 남아야 치유가 시작된다 장소가 사라지면 기억도 함께 사라진다. 그리고 기억이 사라지면, 그 상처를 치유할 길도 없다. 동두천은 그 자체로 치유의 공간이 될 수 있다. 그곳을 방문하는 이들이 성병관리소와 두레방에서 역사의 아픔을 마주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길을 찾아갈 수 있는 공간으로 남겨야 한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단지 과거의 상처만이 아니다. 그 상처를 통해 우리가 얼마나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는지에 대한 믿음이다. 동두천의 땅은 그 자체로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온전히 듣는 일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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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 1부] 땅이 기억하는 이야기 성병관리소와 두레방, 지워지면 안 되는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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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대표 반려동물 테마파크 경기북부 ‘반려마루’ 조성지에 동두천시 낙점
- ▶ 경기북부 반려동물 테마파크 동두천시 선정, 내년 9월 본격 공사 - 다양한 관광시설 연계, 편리한 교통환경 및 확장 가능성에서 높게 평가 - 반려동물 놀이터·입양센터 등 필수시설과 캠핑장·야외공연장 등 연계 시설 설치반려인과 비반려인 모두 즐길 수 있는 공간 마련 ▶ 미선정 시군 포함 1개 시군을 추가 선정해 반려동물 친화 공간 4개소 조성 지원- 캠핑장, 반려동물 놀이터 등 중규모 시설 조성 지원 예정(각 20억 원 규모) [NGN뉴스=경기도]정연수 기자=경기도 동부권 여주시, 서부권 화성시, 남부권 오산시에 이어 북부권 동두천시에 네 번째 반려동물 테마파크가 들어선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11일 경기북부의 ‘생활 인프라 확충’, ‘공공기관 이전’, ‘교통인프라 개선’, ‘투자 유치 및 규제 개선’ 등의 내용을 담은 ‘경기북부 대개조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김 지사는 경기북부 대개조 프로젝트의 하나로 생활 인프라 확충을 위해 “반려동물과 사람이 함께하는 경기도의 대표 반려동물 테마파크, 경기북부 ‘반려마루’를 동두천시에 조성하겠다”면서 “총사업비 150억 원 규모로 경기북부의 관광자원과 연계한 반려동물 복합 문화공간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앞서 도는 반려동물 공간에 대한 수요 충족과 경기북부 지역의 관광 인프라 확충을 위해 작년 11월부터 북부 10개 시군을 대상으로 사전 수요조사를 실시하고 의견을 수렴했다. 올해 6월 진행한 공모에는 구리, 포천, 파주, 동두천 총 4개 시군이 유치를 신청했으며 서류-현장-대면 3단계 평가를 거쳤다. 도는 공정하고 전문성 있는 심사를 위해 공모 평가위원회를 8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하고 도정정책 부합 여부, 운영계획과 지속가능성 등 다양한 지표로 종합 평가한 결과 동두천시가 최종 조성지에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동두천시는 소요산이라는 풍부한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소요별앤숲 테마파크,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 자유수호평화박물관 등 인근 관광지와 연계가 쉽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밖에도 소요유원지 일대를 정비하고 역사문화공간을 조성하는 등 소요산 확대 개발사업 추진에 따라 앞으로 반려동물테마파크와 소요산 관광지 전체가 함께 상생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교통 접근성이 뛰어난 것도 장점이다. 1호선 소요산역 가까이 있어 반려동물 테마파크 중 유일하게 지하철로 방문이 가능하다. 구리-포천 고속도로와 소요산 IC를 이용하면 포천, 양주와 같은 경기 북부지역을 포함해 서울에서도 30분 이내 접근이 가능하다. 향후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개통 시 교통 접근성은 더욱 높아질 예정이다. 총 150억 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될 경기북부 반려동물 테마파크는 반려동물 놀이터, 산책로, 입양센터 등 필수적인 반려동물 시설뿐만 아니라 캠핑장, 카페테리아, 야외공연장 등 다양한 연계 시설이 포함돼 비반려인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반려동물 복지와 건강을 위한 의료시설과 미용시설도 들어선다. 반려동물 호텔과 유치원을 운영해 장기 체류가 가능하며 ‘기억의 정원’을 마련해 반려동물의 생애 주기를 존중하고 반려인의 정서적 안정도 지원한다. 경기북부 반려동물 테마파크는 내년 9월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해 2027년 문을 열 예정이다. 경기도는 이번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관계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전문가 자문단과의 긴밀한 협조 체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기도는 선정되지 못한 구리, 포천, 파주 3개 시군을 포함해 북부 10개 시군 중 한 곳을 추가, 총 4개 시군에 지역특화형 반려동물 친화공간을 조성할 예정이다. 반려동물 친화공간에는 캠핑장, 피크닉존, 반려동물 놀이터, 산책로 등 1곳 당 20억 원 규모 총 80억 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으로 반려동물 동반 여가 시설이 조성될 수 있도록 2025년부터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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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대표 반려동물 테마파크 경기북부 ‘반려마루’ 조성지에 동두천시 낙점